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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 Tech Disc of Silence (내돈내산)

raker 2023. 5. 25. 12:39

 

2018/07/16

레벨 울티마 스튜디오 2 스피커에 Solid Tech Disc of Silence HD를 투입해서 20년 넘게 오디오 해오면서 경험해 본 적 없는 값진 성과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로 큰 성과를 냈으면 몇 달간 성과를 떵떵거리며 즐기고 누려도 마땅하겠으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파워앰프까지도 진동에서 아이솔레이션 시키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아보고 싶어 졌습니다.

실행해 보기에 앞서 해외의 리뷰를 살펴보기는 했는데... 소스기기에 진동 아이솔레이션을 시도하는 경우는 있지만 파워앰프에는 시도해 본 흔적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엄청나게 무거운 물건을 흔들 다리처럼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보니... 불안정해 보여서 무의식적으로 피하는가 봅니다.
사례는 찾을 수 없고 제가 1번 시도자인 모양이지만... 그래도 시도하려는 마음을 되돌려 놓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마음으로는 시도해 볼 것을 결정해 둔 상태였다고 봐야겠습니다. 
불확실한 결과가 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겁나는 것이 없고 낙관을 가지고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다니... 
그건 아마도 이전의 시도에서 얻은 쾌감의 정도가 너무 커서 그랬는가 봅니다. (이번 시도가 실패해도 이미 충분히 재미를 봤으니까 괜찮아...)

클라세 CA-M300 모노블록 파워앰프의 무게를 감안해서 Solid Tech Disc of Silence를 선택했습니다. 2세트를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무게를 감안해서 추가 스프링도 옵션으로 장만해야 했습니다.
파워앰프는 무게중심이 쏠려 있어서 Disc of Silence를 사용하는 요령을 익히는 데 며칠 고생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더니만 정말 그렇네요.

오디오에서 소리가 나온다는 느낌이 완전 사라지고 그 대신에 소리의 울림이 제대로 vibe 하는 소울이 실린 소리가 나와줍니다.
오디오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경지의 소리가 나옵니다.

다음은 파워앰프에 Disc of Silence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은 실패담과 성공 비결입니다.

 


클라세 CA-M300 모노블록은 이노랙에서 만든 오디오 랙 하단에 올려놓고 사용해 왔습니다. 이노랙 하단에는 유리판을 깔 수 있게 되어 있기는 하지만... 유리판을 사용한 경우 소리가 거세지고 단조로워지는 경향이 있어서 유리판을 제거한 상태에서 사용해 왔습니다.

2016/12/31

얼마 전에 오디오퀘스트 맥켄지 아날로그 케이블 선재와 WBT 0102Cu 단자로 조합한 RCA 인터커넥트의 성능이 궁금해서 좀 더 갖춰진 레퍼런스 오디오 시스템에서 어떻게 들리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집에서 듣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자동차로 치면 스포츠 모드에서 달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집에서는 딱 듣기 좋았던 것을 감안해 보면 아무래도 집에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 무르게 들리려는 쪽에 놓여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무르게 들리려는 부분을 조치해 보기로 했습니다. 소리를 무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크렐 FPB300 파워앰프와 오디오랙을 의심해 봤습니다. 그중에서 오디오 랙을 먼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부터 파워앰프를 방바닥에 내려놓아보라는 조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미처 실천에 옮겨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MSB Signature DAC V와 크렐 FPB300 사이에는 정상적으로 소리가 나는 것으로 확인이 된 비올라 RCA 인터커넥트로 원상복구시켜 두었습니다.

테스트 1.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오디오 보드
다른 제품에는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오디오 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유독 파워앰프에는 아무것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디오랙 제작자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디오 랙의 바닥판에 홈을 파서 유리를 삽입해 뒀고 저는 2008년에 오디오 랙을 구입한 이후로 아무런 의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유리판 위에 파워앰프를 올려놓고 사용했더랬습니다. 
테스트 삼아 유리판과 파워앰프 사이에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오디오 보드를 올려봤습니다. 
나무의 울림이 덧붙여지는 효과가 있었고 파워감은 떨어지는군요. (스피커 아래에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오디오 보드를 받쳤을 때에 비하면 착색은 덜한 편인 것 같기는 합니다.) 
이 조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바꾸고 매만지는 조치일 뿐이라서 마음에 차지 않네요.

테스트 2.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오디오 보드 + 심포지엄 svelte shelf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오디오 보드와 파워앰프 사이에 심포지엄 svelte shelf를 하나 더 추가해 봤습니다. 심포지엄사의 상위제품은 금속판 위에 나무재질을 올려놓고 있어서 이번 테스트는 쌓인 순서가 다릅니다. 어쩌면 이번 테스트에서 최적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도 역시나였습니다. 하지만 순서를 제대로 맞춰서 다시 테스트해 볼 엄두가 나지는 않네요. 50kg짜리 파워앰프를 혼자서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2단으로 쌓아둬야 한다면 파워앰프 위의 공간이 좁아져서 방열대책을 다시 손봐야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두 개를 모두 빼버렸습니다. 

테스트 3. 오디오랙의 유리판 제거
오디오 랙을 완전하게 제거하고 맨바닥에 파워앰프를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조언대로 따라가지는 못하겠고... 꿩대신 닭으로 오디오 랙에 깔려있었던 유리판이라도 제거해 보기로 했습니다. 유리판을 제거하기 위해 파워앰프를 완전히 들어냈고 드라이버로 유리판을 들어 올려 빼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파워앰프를 원위치시켰습니다. 유리판을 넣었던 바닥홈에 파워앰프의 고무발이 간신히 들어가는군요.


종전에 비해 단점이 줄어들고 소리가 좀 더 정상화되었습니다.
음색이 불필요하게 단단해지고 차가워지고 단순화하려는 경향이 없어졌네요. 앞서의 소리 경향은 유리판을 사용했을 때의 나타나는 단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단점이 줄어들게 되고 나니 예전에는 다소간 서두르는 것처럼 느껴지던 부분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소리는 억제되지 않게 되어 피어나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고요. 그리고 깊이 내려가는 소리를 잘 표현하게 되었고 무르게 만드는 것 같았던 부분도 많이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수정이 된 것 같습니다. 
조언을 완전하게 따르지 못했음에도 의미 있는 향상을 이끌어 냈네요.
반드시 해야 했을 조치를 까맣게 모르고 있어서 8년이나 허송세월로 날려버렸다니 안타깝네요.
아마도 조언대로 파워앰프를 맨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다면 더 좋아지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그걸 확인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Disc of Silence 한 개마다 옵션으로 판매하는 스프링 3개씩 추가시켜서 총 6개의 스프링으로 연결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4개 사용 시 90kg까지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시도 1 클라세 CA-M300 오리지널 발아래에 괴었을 때
오디오랙 안에 들어가 있는 파워앰프를 들어서 Disc of Silence를 괴는 것은 요령이 필요했는데요... 어렵게 괴어놓고 보니 망했다 싶었습니다.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오른쪽에 괴어둔 Disc of Silence는 바운스를 할 수 없었습니다. 오디오랙 바닥에 볼트가 강하게 커플링이 된 상태입니다. 왼쪽에 괴어둔 Disc of Silence는 꿀렁꿀렁 바운스를 할 수 있긴 한데요. 설계된 아이솔레이션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서 (최적 높이보다 높은 상태) 제 성능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외관상으로도 전혀 멋있게 보이지도 않네요.
소리는 파워앰프 아래에 고무발 대신 금속 받침대를 괴었을 때처럼 소리가 뾰족해지면서 빠르고 시원하게 배출이 됩니다. 소리의 배설이라고 부르면 딱 맞을 것 같고 음악을 재생하는 용도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시도 2. 클라세 CA-M300의 옆면부 4점 지지 (우측옆면 2군데, 좌측옆면 2군데)
외관상으로는 1번보다 훨씬 보기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른쪽에 괴어둔 Disc of Silence는 바운스를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Disc of Silence HD를 사용해야 하는 건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게 됩니다.

시도 3. 클라세 CA-M300의 옆면부 4점 지지 (우측옆면 2군데, 좌측옆면 1군데, 전면패널 1군데)
인터넷에서 클라세 CA-M300의 윗뚜껑 따놓은 사진을 봤더니 트랜스포머가 오른쪽 앞쪽에 쏠려있네요. 


이런 상태라면 Disc of Silence HD를 사용해야 할 판입니다. 그러나... 파워앰프에 Disc of Silence HD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 말입니다.
왼쪽 옆면을 받치는 것 중에 하나를 트랜스포머를 지지할 수 있도록 전면부 쪽으로 이동시키면 무게 중심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하자 Disc of Silence의 볼트가 오디오랙 바닥을 찍는 일은 생기지 않는군요. 
다이렉트 커플링을 면하게 되자 좋아지는 점이 하나 발견되네요. 디테일이 잘 표현이 됩니다. 그렇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저역이 깊숙하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불완전한 저역 재생능력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들지 않네요.

시도 4. 유리판 끼워보기
예전에 스피커 아래에 Disc of Silence HD를 사용했을 때 Disc of Silence HD 아래에 놓인 재질의 특성이 저역을 재생하는 데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혹시나 Disc of Silence이 맞닿는 나무와 상성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판과 철판 사이에 레진이 충진 되어 있다는 오디오 판을 한번 장만해 볼까 생각해 보기는 했는데... 일단 돈이 들지 않는 유리판으로 테스트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디오랙에서 파워앰프를 내리고, 유리판을 설치한 뒤, 다시 파워앰프를 유리판이 깔려있는 오디오랙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Disc of Silence를 시도 3과 동일하게 배열해 두고 재생음을 확인해 봤습니다.
여전히 무게 실린 임팩트 있는 소리가 나와주지는 못하고 있네요. 
유리와 Disc of Silence가 맞닿도록 한 것의 한계가 드러나서 그런 건지?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Disc of Silence의 도구적인 한계로 인해서 아예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인지? 스피커에서는 성공한 것이 앰프에서는 맞지 않는 건지? 나무 재질의 오디오랙이 가지는 한계인건지? 앰프 아래에 무거운 철판을 투입하면 개선이 될는지? 별의별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도 5. 클라세 CA-M300의 옆면부 4점 지지 (우측옆면 1군데, 좌측옆면 1군데, 전면패널 1군데, 후면패널 1군데) + 유리판 사용
Disc of Silence 지지 위치를 변경해서 좀 더 무게중심이 잘 맞도록 조정해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 소리가 조짐이 보이는군요.
Disc of Silence의 지지 위치 선정이 재생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입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번쩍거리는 불편한 소리가 튀어나오기도 하는데요... 이것은 유리판을 사용했을 때의 안 좋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도 6. 클라세 CA-M300의 옆면부 4점 지지 (우측옆면 1군데, 좌측옆면 1군데, 전면패널 1군데, 후면패널 1군데)... 유리판 제거
오디오 랙에서 파워앰프를 내리고 유리판을 제거하고 다시 파워앰프를 올렸고, 그 후에 시도 5와 동일한 위치에 Disc of Silence를 지지했습니다. 그랬더니 번쩍거리는 불편한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번쩍거리고 불편한 소리는 유리판을 사용했을 때의 안 좋은 영향인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찾아낸 Disc of Silence 위치를 찾아보니 묘하게도 그 교점이 트랜스포머의 중심 위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많지 않은 시도 끝에 시원한 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더운 7월에 무거운 파워앰프를 끌어안고 오디오 랙에서 꺼냈다가 다시 끼워 넣는 일이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파워앰프를 대상으로 진동아이솔레이션 테스트를 생각하지 않는 이유를 곧바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했거나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한 난제를 극복해 나가는 데서 희열을 느껴 봅니다.

Disc of Silence의 미덕은 고무발 지지를 할 때로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소리의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금속발 지지를 했을 때처럼 소리를 말아먹지 않는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예전에 Disc of Silence HD를 스피커 아래에 시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Disc of Silence의 바닥과 닿는 면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Disc of Silence는 오디오 랙의 상태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자체 완결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오디오랙과 연합해서 사용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