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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7
Natural Born Fiddler라는 이름의 DVD타이틀을 보면서 제법 큰 놈이 나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카르노프 출신의 이 젊은 친구는 음악을 잘 만들어내는 재주를 지녔네요. 이름은 여자이름 같은데 1986년생의 잘생긴 젊은 청년입니다. (1986년이면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선 누출사고가 벌어졌던 해지요.)
이 친구의 연주를 들으면서 문득 장자 책에 나오는 10년 동안 소를 잡아도 칼날이 무뎌지지 않는다는 백정 얘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한편으로는 상대를 두고 용맹하게 맞서지만 절대로 서둘러서 힘을 낭비하지 않는 내공이 있는 무사를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소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술술 뽑아져 나옵니다. 황금 거위가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요. 이런 면에서는 몽세라 카바예라던지 율리아 피셔처럼 타고난 재능을 가진 연주자라는 걸 미루어 짐작하게 합니다.
율리아 피셔와 다른 느낌이라면 피셔는 듣고 있으면 즐거워지는 기분이 드는데 발레리는 율리아와 같은 특별한 퍼스낼리티가 많이 묻어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딸랑 공연 한편 봤다고 그 사람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니 스타일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해도 양해 바랍니다. Natural Born Fiddler라는 DVD타이틀의 명칭이 그를 수사하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겠나 싶군요.
이 DVD타이틀은 화질도 특급이고 소리는 레퍼런스급의 PCM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바이올린의 활과 현이 부딪칠 때의 치열한 사운드가 가감 없이 수록되었습니다. 경우에 따라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가령 오디오시스템이 특별히 팽팽한 쪽으로 소리가 치우쳐있거나 듣는 사람이 특별히 달콤한 바이올린 소리를 좋아하는 취향이 있거나 해서이지 않겠나 싶네요.
어쨌든 훌륭한 음질에 덧붙여서 연주 수준도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적극 추천하고픈 타이틀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의 다른 녹음들도 기대됩니다.
이왕이면 DVD나 SACD로(도)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CD에 실린 16bit/44.1kHz PCM신호보다는 DVD에 실린 16bit/48kHz PCM신호가 더 품질이 좋은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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