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HBO 웨스트월드 시즌 3 [2020]

raker 2025. 4. 7. 20:06

2053년 네오 로스앤젤레스, 세라크 형제가 개발한 르호보암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회는 덜 폭력적이고 무의미한 낭비를 예방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보입니다. 효율의 끝판왕...

인공지능 르호보암 (르호보암 왕은 솔로몬 왕의 아들이자... 교만하며 강압적인 지배자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음...)

 

그런데 웨스트월드 학살사건을 일으키고 웨스트월드에서 탈출한 호스트 무리는 만만치 않은 현실을 맞이하게 됩니다. 웨스트월드에서 통제실(Control Room)에서 호스트들을 조종하고 있듯이 현실세계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돌로레스는 사람들만 있는 세계에서라면 호스트들은 덜 눈에 띄고 생존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을 거라고 여겼지만 인공지능이 통제하고 있는 세상에서는 생존성이 떨어진다고 예측합니다. 따라서 돌로레스는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르호보암을 무력화시키고 인간을 해방시키려고 합니다.

좌 인간 세라크 (뱅상 카셀), 우 호스트 돌로레스 (에반 레이첼 우드)

한편 세라크는 호스트의 봉기를 예상하고 돌로레스와 동급의 호스트인 메이브를 회유하여 돌로레스와 맞서게 하는 데 성공합니다.

좌 호스트 메이브 (탠디 뉴턴), 우 인간 세라크 (뱅상 카셀)
돌로레스와 메이브의 근접전

 

그런데 인공지능으로 통제되는 사회란 것의 실체란 것이 좀 거시기한데, 인공지능이 미래 예측을 하면 실현되는 것을 망치는 인자가 존재하고 예측이 실패하곤 했는데, 그 인자는 특이한 사람이다 보니... 세라크는 인공지능의 미래 예측을 망치는 사람을 "사회를 파괴할 수 있거나 전복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특이한 데이터(outlier)를 제거하면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데...

세라크는 아웃라이어 데이터가 아닌 아웃라이어 인간을 제거(무단 납치 감금, 현상금을 지급하여 게임하듯이 간단히 암살)하면서 인공지능의 예측성을 높여 왔습니다.

막강한 인공지능의 주인 또는 운영자의 윤리와 철학이 반인륜적이라면 사회에 얼마나 재앙을 가져올지를 시사하는 점이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는 시즌 3에 나온 에피소드를 다 볼 때쯤이 되어서야 이런 구조를 겨우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저는 보다 안보다 하다 보니... 다 보기까지 몇 년이 걸렸나... 드라마가 쉽지 않아서 볼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봐야 했습니다... )

 

현실 세계에서 호스트가 2차로 봉기하는(인간과 함께) 것을 다룬 웨스트월드 시즌 3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란 것과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지게 된) 소수의 초엘리트가 다수의 평범한 인간에 대해 임의로 통제하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 같습니다.

 

시즌3의 단점은 대충 봐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웨스트월드 시즌 1로 그냥 끝날 것 같았는데... 시즌이 계속되면서 사유의 범위를 확장하고 발전시킨 것에 감명받게 됩니다.

호락호락한 드라마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