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폰을 바꾸면서 여러 계약 조건이 맞물리면서 디즈니 플러스도 수개월간 사용하게 되었네요.
뭐 볼게 있나 훑어보다가 FX 쇼군이라는 10부작 TV 시리즈가 있길래 봤습니다.
제임스 클라벨 원작 소설 쇼군은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밤늦게까지 읽었던 소설인데요.
제 기억으로는 표류하다가 일본인에게 억류된 영국인 항해사 존 블랙손이 낯선 문명에서 다이하드식 생존기이고 그에 더해서 통역사 토다 마리코 (유부녀) 사이의 위험한 사랑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사실 억류된 입장에서 자발적으로 해 볼 수 있는 선택의 여지라는게 있을 턱이...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데 전력을 다하긴 하지만요.)
2024년작 TV시리즈를 보니 1600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5대로와 외세까지 뒤얽힌 엄청난 시대극이었더군요. (보다 정확하게는 일본의 역사와 인물을 부분적으로 차용해서 창작한 퓨전사극입니다만...)
완성도가 매우 높은 드라마라고 느꼈는데... 역시나 2024년 에미상에서 18관왕을 차지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드라마의 스케일이 크고 이것을 제대로 담으려는 제작자의 욕심이 있어서인지...
블랙손의 시점과 이해를 통해서 낯선 일본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고 외연이 넓혀지고 사건이 전개되는 원작소설과 달리 토라나가 다이묘와 마리코 중심으로 전개되도록 구성을 바꿨습니다.
드라마제작에서 이런 시점 차이의 변화로 인해 블랙손은 주인공 지위를 박탈당했고요... 에미상에서도 남자 주인공은 토라나가 역을 맡은 사나다 히로유키가 수상하게 되었네요.
1980년 리처드 챔벌레인이 주연을 맡은 TV드라마는 어설픈 오리엔탈리즘으로 오류가 많았다고 하고 2024년 TV드라마는 진중한 일본의 정통사극 같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는 어설픈 오리엔탈리즘이 묻어있는 옛날 버전이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일본인이 아니라서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원작이 나왔던 (1975년) 시대상이 많이 반영되었던 거기도 하고... 제 기억 속의 느낌을 바꾸지 않아도 될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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