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아 되 (Folie à Deux)"는 프랑스어로 "두 사람의 광기"라는 뜻입니다. 이는 정신의학 용어로, 두 사람 이상이 밀접한 관계 속에서 망상이나 비정상적인 생각을 공유하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영화 제목인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à Deux)"는 이러한 정신의학 용어를 차용하여, 영화 속에서 조커와 또 다른 인물이 광기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암시합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됩니다.
조커와 그의 그림자가 서로 대립하는 내용인데 이것은 영화에서 나오게 될 여러 캐릭터 사이에 상반된 입장과 상황 전개를 미리 암시하는 것 같네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나서 바로 비치는 아캄 수용소는 열악한 시설과 수감자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교도관이 있는 시설로 그려집니다. 아서 플렉(조커, 와킨 피닉스)은 일반정신 질환자로 분류되어 2년간 투약치료받고 있으며 생기를 잃고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최종 재판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한편, 아서 플렉이 아캄 수용소에 있는 동안 고담시에서는 처음에는 그의 범죄 행위에 대해 공포와 비난을 보냈지만, 아서의 불우한 과거와 사회 시스템의 냉혹함이 드러나면서 그를 동정하거나 심지어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아서 플렉은 단순한 범죄자를 넘어 조커라는 광기 어린 페르소나로서 더 주목받게 됩니다. 사람들은 사회 시스템에 저항하는 도구이자 무질서와 혼란의 상징으로 조커를 사용하게 되고 일부는 조커를 맹목적으로 지지 하고, 폭력 시위를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조커 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는 등 사회적인 현상이 생겨나면서, 고담 시는 극심한 혼란에 빠집니다.
아서 플렉의 변호사는 아서 플렉이 정신 질환(어린 시절 양아버지로부터의 학대, 망상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방치와 같은 상황에서 견뎌내기 어려워 해리성 장애 Dissociative Disorders를 가지게 되었다는)으로 현실과 망상의 구분을 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살인에 이르게까지 된 것이며, 아서 플렉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회의 일원인 것으로 배심원이 받아들여지도록 하려고 아서 플렉을 유도합니다.
그런데... 아서 플렉은 수용소 내의 수감자 교화 프로그램에서 다른 환자인 리 퀸젤(후에 할리 퀸이 되는, 레이디 가가)을 만나게 되면서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광기를 공유하게 됩니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광기는 노래나 댄스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뮤지컬 장면 = 폴리 아 되 모드)
영화에서 공유하는 광기가 처음에는 사랑이어서 나오게 되었다가 나중에는 아서 플렉이 처해 있는 현실이 불안하거나 너무나 암울해져서 나타나게 됩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면서 망상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많은 관객들이 뮤지컬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 영화의 말미까지도 뮤지컬의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을 보고 분노하시곤 하는데요... 그러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부터 주인공의 심리를 전달하는 영화적 어법이나 장치로 뮤지컬을 사용했다는 것을 이해해 주셨다면 그렇게까지 분노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한편, 2019년작 조커에서는 토드 필립스 감독이 무언의 어법으로 조커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바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아서 플렉은 법정에서 증인의 증언을 통해 치욕을 당하게 되었을 때 아서 플렉은 사라지고 다시 조커로서 행동하게 되지만... 그렇게 다시 튀어나온 조커는 그 이후에 친구의 증언을 들으면서 무너지게 됩니다.
이후 리 퀸젤은 아서 플렉을 XX게 되고 할리 퀸으로 독립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본 관객 반응을 보면 전작을 보고 추앙했었다가 2편에서 대실망했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요... 이걸 보면 여러 관객들이 아캄 수용소에 수감 중인 아서 플렉을 중심으로 보려는 사람은 없고 조커로 투영된 이미지에 빠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약간 뜬금없긴 하지만 동방불패 2에 나온 등장인물들이 동방불패라는 명성과 이미지에 빠져서 바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몽상가 인물 투성이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네요. 조커 2를 보는 관객도 동방불패 2에 나온 등장인물들과 다를 바 없다는...
조커: 폴리 아 되 영화는 법정물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액션 영화라고 생각한 사람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는 분이라면 꽤 진지하게 만든 볼만한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간 결론: 모두가 다 만족할 수는 없다. 보이는 대로 다르게 보이도록 작정하고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라서...
어쨌든 확실한 것은 토드 필립스 감독은 영화상에서 고담시의 시민 의견이 나뉘었던 것처럼, 현실세계의 관객에게도 조커 2의 의견이 서로 엇갈리게 연출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영화, OTT 콘텐츠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체 [2024] (0) | 2025.05.18 |
---|---|
스즈메의 문단속 [2022] (0) | 2025.04.13 |
HBO 웨스트월드 시즌 3 [2020] (0) | 2025.04.07 |
aespa aepisode SYNK#1 공연실황 블루레이 [2023] (1) | 2025.04.06 |
디즈니 플러스 - FX 쇼군 [2024] (0) | 2025.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