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8
외계인이 출몰하는 SF 영화는 주로 현세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문명 곳곳에 고등 기술이 필요한 미스터리 건축물이 남겨져 있는 것을 감안해 보면 외계인과의 조우에 시대적인 제약을 둘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시대를 너무 앞당기게 되면 적대적인 외계인에게 대응할 수 있는 폭력수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관객에게 설득할 수 있는 수단과 한계가 분명하다고 생각해 왔을 겁니다.
그런데 카우보이 에일리언은 그런 생각의 한계를 깨버렸습니다.
영화는 1875년 서부 개척시대의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외계인의 습격과 납치에 맞서 대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외계인에 의한 납치와 인체 실험이라는 것에 과민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스필버그의 강박관념에 이젠 신물이 났거든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납치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동기가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동기가 정의 대신에 돈을 추구하는 것이 되거나, 가정의 행복 대신에 에고 또는 쾌락를 추구하거나, 법 대신에 의리를 선택하거나,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출해 내기 위해 어려움을 선택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될 수 있을 텐데... 이 영화에서는 척박한 서부 개척시대에 맞게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뚫고 구출하는 것은 여러 미국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이런 요소는 미국인의 기저에 깔려 있는 정신 가운데 하나라고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상에서는 하늘을 나는 악마에게 납치된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수색대를 모아 추적하지만 그 수색대가 살아서 돌아올지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대결해야 할 대상이 악마라고 한다면 어지간한 자경단/민병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인 압박감을 받게 되지요. 첫번째 악마와의 조우에서 희생자가 생기게 되자 수색대는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잔류한 수색대는 어려움 끝에 미스터리한 여인과 투쟁 대상이었던 인디언 부족과 연대하게 되어 악마의 소굴로 침투하게 됩니다.
단순한 팝콘 영화가 될 수 있었던 소재를 존 파브로 감독이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주어 사람 냄새 나는 영화로 잘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참고로 IMDB에서는 6.2/10, blu-ray의 사용자 점수는 6.5/10, blu-ray 리뷰어의 영화 점수는 2.5/5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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