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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턴 BDP-2와 타옥 사운드 보드 SCB-RS-HC50G

raker 2023. 6. 20. 12:45

2015-09-11 21:39:48

타옥 PTS-A를 발견하게 됨에 따라 브라이스턴 BDP-2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발에 대한 걱정은 한 시름 놓게 되었는데요... 이제는 단점이 없게 들리는 것에 만족하는 수준이 아니라... 넋을 잃고 듣게 만드는 수준의 개선을 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비교를 해보니 오디오 랙에 사용하는 유리판이 그렇게 흉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할 경우)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디오에 잠재된 베스트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닌 듯하네요. 
한 단계 비상하고 싶다면 오디오 보드류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VGP 오디오 보드 부문에서 해마다 금상을 쓸어가는 크립톤 제품은 어떤가 궁금하기는 했지만, 가격이 높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데다가... 중앙부에는 진동을 흡수하는 폴리머를 사용한 구조여서 약간은 머뭇거리게 되네요. 진동을 흡수한다는 콘셉트를 가진 오디오 액세서리에 몇 번이나 허무한 경험을 해서...

그래서 대안으로 삼은 것은 VGP 2014 Summer판에서 금상을 수상한 타옥 사운드보드 SCB-RS-HC50G입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착한 데다가 구조에 대한 발상도 비상해 보였습니다. 중앙부에 신개발 철가루를 벌집 모양으로 깔아 두고 그 위아래를 고밀도 목재보드로 샌드위치 시키다니! 무게는 10kg. 상판의 표면도장에는 금속분말이 포함되었고 아래판 표면은 페놀수지로 도장해 두었던데,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위쪽에 두었을 때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뒤집어서 아래쪽도 테스트해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테이크 1 
오디오 랙의 유리판 위에 타옥 SCB-RS-HC50G를 올려두고 그 위에 브라이스턴 BDP-2와 타옥 PTS-A 조합을 올려뒀습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금속성의 울림이 느껴지고 소리의 대역이 좁아지네요. 
이런 제품에 상을 주다니... 일본쪽 오디오 평론가들은 도데체 뭐하는 사람인가 싶어 기가막혔습니다. 

테이크 2 
다음 날 타옥 SCB-RS-HC50G를 뒤집어서 다시 배치해 들었습니다. 타옥 사운드 보드 상판 표면이 매끄러워 유리판과 진공으로 쩔꺽 달라붙어 하나처럼 움직입니다. 
뒤집은 상태는 제법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특별히 강조되는 대역도 감지 되지 않았고 다이나믹스가 줄어들었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돌같이 단단해지게 들린다는 점입니다. 가볍게 피어나는 느낌은 감소되네요. 이런 느낌은 언젠가 유리판을 2장 겹쳐서 테스트 해봤을 때 나타나던 느낌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유리판과 한몸처럼 움직이더니 두꺼운 유리처럼 소리가 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소스기기에 사용하기 보다는 파워앰프에나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테이크 3
두꺼운 유리판처럼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뭔가를 넣어보기로 하고... 일단 크리넥스 티슈 한 장을 펼쳐놓아 봤습니다. 그랬더니 무겁게 짓누르던 것 같은 소리가 완화됩니다. 그러나 울림의 꼬리가 짧아지는 단점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디커플링은 답이 되지 않는 것 같네요. 커플링 시켜야 될 것 같습니다.

테이크 4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있던 크리넥스 티슈를 빼내고 그 사이에 황동 스파이크로 4점지지 해보기로 합니다. 울림의 꼬리가 충분하게 길게 들리게 되었고, 음색이 화려해 지게 들립니다. 그렇지만 다이나믹스가 많이 줄어들었고 음악을 표현하는 표현력이 줄어듭니다. 역시나 스파이크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테이크 5
커플링은 사용해야하겠지만... 스파이크류는 장단점이 분명한 점이 있다 보니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다 싶었습니다. 스테인리스 와셔를 사용해 볼까 생각해 보기도 하고, 타옥에서 전용으로 개발한 스파이크슈즈를 추가로 구해볼까 생각해 보던 중... 구석에 굴러다니는 알루미늄 호일이 눈에 띄어서 이걸 한번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알루미늄 호일을 끼워보니 마찰력이 적어져서 타옥 사운드 보드를 돌려보면 유리판 위에서 어렵지 않게 돌아갈 수 있게 되었네요.

결과는 생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단점은 찾아볼 수 없고 음악적인 뉘앙스가 매우 풍부하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브라이스턴 BDP-2가 원래 이런 수준의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제품이었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예전부터 들어왔던 음악이 전부 새롭게 풍요롭게 들리는 것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흐흐흐
공연장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피아노의 골든 톤을 이제는 집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되었네요. 오디오를 하루 하루 계속해서 개선시키다 보면 언젠가는 그 날이 오겠거니 했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왔네요.

아르테사니아 오디오는 일반 앰프용으로는 유리판을 적층시킨 플랫폼이나 크리온(krion) 레진을 섞은 칩보드 플랫폼을 추천하고 있으며, 서버용에는 나무 재질의 플랫폼을 추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라이스턴 BDP-2에 타옥 SCB-RS-HC50G의 조합도 크게 봐서는 아르테사니아 오디오에서 제시하고 있는 선택 가이드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PS. (2015. 9. 13)

테이크 6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알루미늄 호일을 끼운 경우 밴드 음악을 들을 때 들썩들썩거리게 만드는 힘은 없는 것 같네요. 알루미늄 호일의 사이즈를 줄여봐도 그 부분은 해결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알루미늄 호일 대신에 브라스 와셔(M5 규격)를 4개 투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들썩들썩거리게 만드는 힘이 되돌아 왔습니다. 

피아노 다리의 캐스터는 브라스로 되어 있는것 같은데 그곳에 그 재질이 채택된 것도 사연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PS. (2015. 9. 14)

테이크 7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브라스 와셔를 사용하고 나서, 소리는 묵직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억제된 듯한 소리라 흥겨움은 느껴지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다이아나 크랄 All for You 앨범에 실린 'Frim Fram Sauce'는 리듬을 자유자재로 다룬 연주라 재치있게 들려야 하는데... 오묘한 느낌이 살아나지 않아서 대가의 연주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에바 캐시디 Time Afte Time 앨범에 실린 'the Letter'에서도 밴드가 다음 마디에서 뭔가 일을 벌일 것 같은 조짐을 저절로 느끼게 되고 그와 함께 흥이 오르게 되어야 하지만... 그런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브라스 와셔가 소리를 많이 잡은 것 같네요.

그래서 예전부터 좋은 결과를 얻었던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브라스 와셔를 제거하고 스테인레스 스틸 와셔를 사용했습니다. 그러자 엄숙하게 만들던 소리가 풀리네요. 

그러나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한 것은 아닙니다. 브라스 와셔를 사용했을 때에 비하면 강한 한 방은 조금 줄어들었네요.

테이크 8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4점 지지했던 스테인리스 스틸 와셔 중 2개를 덜어내 봤습니다. 유리와 타옥 사운드 보드 SCB-RS-HC50G는 서로 달라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2점 지지하고 나니 4점지지 했을 때에 비하면 가벼운 면은 줄어들었지만 무거워졌다는 느낌도 듭니다. (테이크 2때를 연상케 하는) 

아무래도 와셔를 받치는 위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잘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네요.

테이크 9
발상을 바꿔서 와셔를 보드 중앙부로 몰아주기로 했습니다. 3점 지지로 보드를 떠받들게 했고 와셔 사이의 거리는 10~15cm 정도입니다. 테이크 8때 이도 저도 아닌 소리였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보드를 잘 이용하여 울림이 좋아진 경우인 듯 합니다. 

테이크 7때는 PTS-A가 누르는 축에서 가까운 곳에 와셔가 놓여져 있어서 타옥 보드를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것 같고, 이번에는 PTS-A가 누르는 축에서 먼 곳에 와셔가 놓여지는 바람에 타옥 보드의 울림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Finite Elemente, 아르테사니아 오디오, TAOC의 CSR 오디오랙은 참 센스있게 설계했다는 걸 미루어 알수 있게 됩니다.


PS. (2015. 9. 15)

테이크 10
테이크 9를 통해 오디오 보드에서 받침점의 위치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만... 밴드곡을 재생하는데 필요한 충만한 에너지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동안 다뤄봐서 정체를 파악하고 있던 재료 말고 색다른 재료를 투입하면 어떨까 싶어 베이크라이트판 (300X300X1mm)를 투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페놀수지는 반발계수가 상당히 높은 재료여서 기대해봄직 했습니다. (페놀수지로 만든 당구공은 0.93 예요. 스틸볼 베어링은 0.597)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베이크라이트 수지판을 괴어두면 (중앙부), 소리의 디테일이 죽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빵빵한 에너지감은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받치는 위치가 최적점이 아닌 것 같아 받치는 위치를 조정하여 다시 도전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S. (2015. 9. 16)

테이크 11
묵직함을 얻어보기 위해서 브라스 와셔를 다시 동원해 보기로 했습니다. 브라스 와셔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의 억제된 듯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브라스 와셔 아래에 스테인리스 스틸 와셔를 겹쳐서 완화시켜보려고 했습니다. 
유리판과 뒤집어진 타옥 SCB-RS-HC50G 사이에 브라스 와셔와 스틸와셔를 투입해 보니 묵직함은 살고 억제된 느낌은 완화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역의 기민함 같은 부분은 잘 표현이 안되네요. 재즈 밴드에서 콘트라 베이스의 튕김은 많이 풀어진 것처럼 들립니다.

테이크 12
원점으로 되돌아 가보기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다 보니 원래가 어떤 소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테이크 1로 되돌아 가봤더니 며칠 사이에 소리가 완전하게 달라져서 놀라게 되었습니다. 첫날 이상하게 느꼈던 부분이 사라졌네요. 타옥 SCB-RS-HC50G에 디캔팅같은 최적상태 도달 시간이 필요한 건가... (도장이 안정화 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건지...)

타옥 SCB-RS-HC50G을 도입하기 이전 단계인 유리판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돌려놓아봤더니 소리가 딱딱하고 강경하네요. 고급진 소리라고 할 수는 없는... 
오디오 보드를 들이고 최적의 세팅 위치를 찾아보는 시도를 해 본게 정말 의미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 완성도 있는 세팅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만 하면 되는데...


PS. (2015. 9.17)

테이크 13
타옥 SCB-RS-HC50G를 오리지널 방향대로 놓은 후 바닥쪽 코너에는 브라스 와셔와 스테인리스 와셔를 포개서 놓았습니다. (테이크 1에 테이크 11에서 구사한 브라스 와셔와 스테인리스 와셔를 포개놓은 것을 조합했다고도 할 수 있겠고, 테이크 11에서 타옥 SCB-RS-HC50G만 오리지널 방향대로 돌려놓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테이크 1은 콘트라 베이스가 탄력감있게 재생하는 부분이 부족한 면이 있는데... 브라스 와셔와 스테인리스 와셔를 추가하니 약간 보완되는 것 같습니다. 
이종재료를 믹스했을 때 불완전한 부분이 보완되는 것을 보면, 타옥 SCB-RS-HC50G에 사용하도록 고안한 타옥 SP-100 스파이크(주철)와 스파이크 슈즈(스테인리스 스틸 재질) 세트를 추가해 보면 괜찮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스파이크 세트를 추가하면 오디오 랙에 수납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수납의 염려보다 스파이크 세트가 가져오게 될 소리에 대한 궁금증/기대감이 더 크다 보니... 타옥 SP-100을 마저 조달해 보기로 했습니다. 무척 기대되네요.



PS. (2015. 9. 30)

테이크 14
테이크 13로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한동안 오포 BDP-93NE와 타옥 SUB HC-50C의 조합으로만 며칠간 매달려서 듣다가... 다시 브라이스턴 BDP-2와 타옥 SCB-RS-HC50G의 조합으로 들어보니 소리의 엔벨로프가 자연스럽지 않게 들리는군요. 브레이크가 걸려있는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브라스 와셔를 투입하는 순간부터 브라스 재질이 가지고 있었던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다른 데 주의가 쏠려서 나빠지는 부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마침 기다리고 있던 타옥 SP-100이 배송이 되어서 타옥 SCB RS-HC50G에 체결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리의 엔벨로프가 제대로 들리게 되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끓어 넘치지도 않습니다. 소리의 그라데션을 충실하게 재생하게 되어 음악의 표현이 풍부해지고 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표현하기 매우 어려운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노래도 충실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옥 SCB-RS-HC50G는 타옥 SP-100을 결합하니 완성도가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일본 오디오 평론가들이 타옥 SCB-RS-HC50G에 상을 준 것은 아마도 타옥 SP-100을 체결한 조건에서 들어봤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조합이라면 저역시 상을 주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타옥 SP-100 스파이크를 SCB-RS-HC50G에 체결할 때 팁은 SP-100에 포함되어 있는 볼트가 타옥 SCB RS-HC50G 오디오 보드와 직접 닫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아예 볼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네요. 
(왜냐하면 볼트가 오디오 보드와 직접 닫을 경우에 엔벨로프가 제대로 재생되는 것을 방해하고 중역을 빈약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PS. (2015. 10. 2)

테이크 15
테이크 14가 테이크 13에 비해서 소리의 엔벨로프를 자연스럽게 들리게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완전하지는 않았네요. 임정희의 '시계태엽'이라던지 양희은의 언플러그드 앨범에 실린 곡들을 들어보면 아직도 브레이크가 걸린듯이 어색한 부분이 남아있고, 필립 헤레베헤가 지휘한 바하 부활절 오라토리오같은 곡도 화려함이 줄어든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전부터 시도해 보려고 했지만 추석연휴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었던... 스테인리스 낮은머리볼트(M8 규격)가 도착해서... 타옥 SP-1000 스파이크와 스파이크슈즈 세트를 대체시켜 봤습니다.
흐흐흐... 엔벨로프가 완전해지고 어색한 소리가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과잉으로 빨리 끓어넘치는 것 같은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네요. 받침 재질은 역시나 스테인리스 스틸이 진리인 듯 하네요.

유리판 위에 브라이스턴 BDP-2를 올려놓았던 시절에는 테너 롤랜드 비야존의 eielo e mar (DG) 앨범에 실린 곡들은 듣기가 거북했습니다. 너무 힘으로 몰아치는 것 같은 강성의 소리여서요. 그런데 테이크 15로 적용하고 나니 풍부함과 파워와 다이나믹스를 모두 겸비한 재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