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5
디지털 오디오 음원 파일을 오디오 시스템에서 재생하려 할 때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컴퓨터와 USB입력을 갖춘 DAC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지만 좋은 음질을 얻기는 어렵다.
원인은 컴퓨터 하드웨어와 운영체제와 재생 프로그램에 있다. 컴퓨터 내부의 부품은 빠른 속도로 전기를 스위칭하면서 방사성 노이즈와 전도성 노이즈를 만들어낸다. 이런 노이즈는 DAC에 침투해 지터를 증가시키며 재생음을 들뜨고 소란스럽게 만든다. 한편, 컴퓨터 운영체제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설계되었고, 재생 프로그램은 가능한 한 다양한 포맷을 재생할 수 있어야 하고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오디오 신호를 재생할 때 샘플 레이트를 컨버팅 하거나 볼륨 컨트롤 하려고 디더링 하거나 자동 레벨 매칭 하려 한다. 그러나 편의성을 중시한 이런 시도는 원본 신호의 품질을 훼손시키며 DAC의 재생음을 흐릿하게 만들고 저역을 풀린 듯 힘없게 만들어 버린다.
음질을 중시한다면 컴퓨터를 피하고 오디오 전용 파일 재생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린 DS플레이어류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브라이스턴 BDP, 오렌더가 대표적인 오디오 전용 재생 솔루션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훼손시키지 않는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으며, 브라이스턴 BDP나 오렌더는 오디오 신호 품질을 유지하도록 운영체제 설정을 최적화시켰고 파워 라인 설계를 통해 노이즈 대책을 강구했다.
그런데 그중에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대안은 스토리지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오디오 성능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NAS와 함께 사용하지 못할 경우 다른 오디오 전용 솔루션에 비해 불리할 여지가 있다. 다른 솔루션은 스토리지를 내장하면서 음질상으로 유리한 고지를 이미 선점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불리한 점은 2014년 오디오 성능을 고려하여 설계한 세계 최초의 NAS인 Melco N1A High Resolution Digital Music Library의 등장과 함께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멜코 N100 제품 소개
멜코 사는 Digital Music Library 제품군으로 N1A/2 (4TB HDD), N1ZH/2 (6TB HDD), N1ZS/2A (2TB SSD)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하프 사이즈의 멜코 N100 (2TB HDD)는 그중에서 가격 면에서 가장 접근이 용이한 제품이다.
그렇지만 멜코 N100의 포지셔닝이 그저 비용을 절감한 제품이라고 단순화시키기는 적절하지 않다. 멜코 N100에는 상급 모델 N1Z 모델에만 채택한 HS-S2 (High Stable Storage)로 하드디스크를 마운팅 했으며, 외장 전원을 사용하는 구조를 채택해서 사용자가 좀 더 나은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해서 성능을 더 높일 수 있게 하는 등, 고성능 설계에다 확장성을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2TB보다 더 큰 저장공간이 필요하다면 5TB짜리 2.5인치 외장형 하드 디스크를 별도로 구매한 후,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면 멜코 N100은 실속 있는 제품을 원하는 애호가를 위한 제품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적절해 보인다.
그리고 하프 사이즈의 멜코 N100은 USB DAC이 내장된 헤드폰 앰프 또는 USB 입력을 갖춘 액티브 스피커와 연결하여 공간을 덜 차지하는 하이파이 시스템을 만들 수 있으므로 그런 미니멀 오디오 시스템을 찾고 있던 사용자에게도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멜코 N100 후면에는 이더넷 포트 두 개가 달려있다. 하나는 유무선 공유기나 네트워크 스위치에 연결하고 나머지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직접 연결해서 저장된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그밖에 3 개의 USB 포트를 통해 USB 저장장치를 연결할 경우 내장 하드디스크로 파일 가져오기, 내장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백업하기, 백업해 둔 데이터를 리스토어 하기, 용량 증설 하기 기능을 지원한다. USB CD 롬 드라이브를 연결하고 CD를 넣을 경우 CD를 리핑하고 메타 데이터를 추가한 WAV파일로 저장한다. 그리고 USB DAC에 직접 연결해서 저장된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멜코 N100 몸체는 2mm 두께의 철판을 접어 바닥과 옆면을 만들었으며 앞면과 윗면에는 헤어라인으로 마감한 알루미늄 판을 사용했다. 색상은 검은색과 은색에서 선택할 수 있다.
멜코 N100에는 팬이 달려있지 않아 조용하게 동작한다.
설정, 파일 관리, 컨트롤 앱
일반적인 NAS는 다양한 관리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비해 멜코 N100는 음악 재생에 필요한 기능만 남겨놓고 나머지 기능은 전부 제거했다.
멜코 N100은 네 개의 메뉴키 조작을 통해서 모든 설정을 할 수 있다. 메뉴는 직관적으로 구성이 되었고 전면창의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설정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멜코 N100은 SMB (Server Message Block, 삼바로 불리고 있음) 프로토콜을 지원하므로 일반 컴퓨터에서 윈도우 탐색기를 사용해서 멜코 N100의 내장 하드디스크로 접근하여 폴더를 만들거나 지우고 파일을 저장하거나 지우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멜코 N100에는 Twonky 미디어 서버 8.5가 내장되어 있어 DLNA/UPnP 미디어 서버로 사용할 수 있다. DLNA/UPnP 미디어 서버로 사용하는 경우 컨트롤 포인트는 Mode 0 Apps (UPnP)인 MELCO Music HD, BubbleUPnP, mConnect Player와 Mode 1 Apps (OpenHome)인 Bubble UPnP, Kazoo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멜코 N100을 USB DAC에 직접 연결하는 경우에는 Lumin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멜코 N100은 거의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음악 파일 형식을 지원하고 있고 최대 32 비트 / 384kHz PCM 또는 DSD512의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청취 시스템
청취에 사용한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ipTIME A5004NS 유무선 공유기, GLV Episode 1, Aruba 2530-8G 네트워크 스위치, GLV Episode 1 (10m), Melco S100 네트워크 스위치, Melco 번들 랜 케이블, 오디오퀘스트 Carbon USB 케이블, MSB Signature DAC V + analog step attenuator + MSB Diamond Powerbase, MSB DAC V Quadrate USB 모듈, Bryston BDP-2 (Roon storage/MPD & storage), Nucleus plus (Roon core), SOtM dCBL-75 디지털 케이블, Audience Conductor SE 디지털 케이블, Classe CA-M300 모노 블록, Revel Ultima Studio2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MELCO Music HD, mConnect (UPnP 컨트롤 포인트), Lumin (USB DAC 연결 시 컨트롤 애플리케이션), Soundirok (MPD 컨트롤 애플리케이션)
멜코 N100를 NAS로서 사용해도 되지만, 멜코 N100에 저장된 음악 파일을 유무선공유기나 네트워크 스위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USB DAC에 연결해서 재생할 수 있게 하는 재생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후자의 방법은 네트워크 시스템의 영향을 덜 받는 방법이며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의 환경에서 더 우수한 결과가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멜코 N100을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곧바로 연결한 것과 USB DAC에 곧바로 연결한 것 중에서 필자가 선호하는 방법은 USB DAC에 연결해서 재생하는 방법이다. 그 이유는 Lumin 애플리케이션의 강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리뷰에서 언급하는 멜코 N100의 음질은 USB DAC에 연결한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멜코 N100과 네트워크 스위치 사이에는 멜코 번들 랜 케이블을 사용했고 멜코 N100과 USB DAC 사이에는 오디오퀘스트 카본 USB 케이블을 사용했다. 멜코 N100에는 MSB the Analog DAC Power Supply를 연결했다.
소리 품질
멜코 N100에 저장해 둔 김봄소리와 블레하츠가 연주한 드뷔시, 포레, 시마노프스키, 쇼팽 앨범(24bit 96kHz, WAV)을 비롯해서 여러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했고 곧바로 멜코 N100의 재생음 수준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엔트리급 케이블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생음의 대역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백그라운드 노이즈 레벨이 낮아 디테일한 소리를 재생해 주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소리의 엔벨로프를 완전하게 재생한다. 다이내믹스를 재생하는 폭이 넓으며 공간을 좀 더 잘 표현하며 음악을 숨 쉬게 한다. 소리를 강제로 조인다는 느낌이 든다거나 고역이 덮여서 자유롭지 않게 들린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경쟁제품에 비해서 한 단계 위의 재생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순정상태의 브라이스턴 BDP-2는 맑은 소리를 내주지 못하고 하모닉스를 제대로 내주기 힘겨워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고, 비슷한 가격대의 오렌더 N100 모델의 경우 대역 밸런스가 중고역에 치중해 있고 밝게 들린다.
IT 기술을 이용한 제품은 오디오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미흡하게 튜닝이 된 상태에서 출시가 되는 경우가 있으며 브라이스턴 BDP-2나 오렌더 N100 모델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순정 상태로는 만족하지 못한 사용자가 튜닝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오디오 애호가 레벨에서 제품을 튜닝해서 성공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필자도 그 개미지옥에서 몇 년을 허비했다.
멜코 N100이 좋은 점은 업체에서 이미 음질의 완성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 주었기 때문에 사용자가 굳이 튜닝을 시도해 보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맺음말
멜코는 오디오용 NAS로서 오디오 애호가에게 인정받으려면 어떤 점을 중시해야 하며 어떤 점을 피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분석했고 콕 짚어서 문제를 해결한 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오디오 업계에서 입지를 다진 후에도 멜코는 안주하지 않고 향상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내고, 찾아낸 비결을 하급 모델에 기술을 나눠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덕분에 멜코 제품을 선택한 오디오 애호가들은 엔트리급 제품이건 아니건 간에 제품을 구입해서 설명서대로 읽고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해도 충분히 훌륭한 음질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파일 재생이 되는 오디오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싶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에게 멜코 digital music library 제품을 권하고 싶다. 그 제품 중에서 멜코 N100은 가장 접근이 쉬운 제품이지만 음질에서 만큼은 이미 다른 회사의 경쟁 제품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NAS니까 운영방법이 어려울 거라는 염려는 기우일 뿐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느꼈다.
멜코 N100은 어떤 조건이나 제한사항 없이 적극 권장할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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