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프로세서

North Star USB DAC32 (리뷰대여)

raker 2023. 5. 30. 23:00

2011/07/21

오디오 소스기기 부문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CD만 재생가능한 신제품 출시는 줄어들고 그 대신 컴퓨터에 연결하여 파일로 저장된 오디오 파일을 재생하거나 인터넷 스트리밍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오디오 업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칩 하나로 간단하게 컴퓨터의 음악 데이터를 USB를 통해 오디오로 전송할 수 있도록 구현해 주는 솔루션을 제공해 준 반도체 업체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초창기 USB 구현 솔루션은 음질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부족했고 그다음 세대의 솔루션은 좀 더 개선되긴 했지만 경쟁 솔루션인 파이어와이어 인터페이스 방식이나 이더넷 인터페이스 방식이 구축한 완성도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도 후반기에 업그레이드된 USB 구현 솔루션은 완성도가 높아져서 경쟁 솔루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기반 기술이 성숙되었으니 이제는 오디오 설계자가 능력을 발휘할 차례다.

십여 년 전부터 디지털 소스기기를 만드는 데 전념해 온 노스 스타 디자인은 기존 제품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던 COAX, TOSLINK, AES/EBU, I2S 등의 디지털 인터페이스에다가 최신 USB 솔루션을 적용한 USB dac32를 제품화시켰다. 입력의 다양성과 고해상도 음원 재생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는 제품의 가격을 막론하고 현존 최고 사양을 갖춘 제품이라 할 수 있다.

USB dac32는 이전세대 USB제품이 사용해 왔던 Adaptive USB mode보다 개선된 asynchronous USB mode를 사용하고 있다. Asynchronous USB mode를 사용하면 오디오 설계자가 지터를 억제하기가 용이해진다. 참고로 필자가 Adaptive USB mode 버전의 린데만 USB DAC 24/192와 Asynchronous USB mode로 업그레이드한 린데만 USB DAC 24/192를 놓고 A/B/A 비교 테스트 해봤고 린데만 825 CD플레이어를 Adaptive USB mode에서 Asynchronous USB mode로 업그레이드한 전후의 소리를 청취한 경험이 있다. Asynchronous USB mode에서 음악의 질적인 면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을 틀어보면 무대의 위아래 공간감이 향상되고 배경이 조용해지며 스피커 앞쪽으로만 형성되던 사운드 스테이지가 개선되어 스피커 뒤쪽의 모습까지 레이어를 형성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또한 쏟아내기에 바빠 정리되지 않던 소리도 정연한 질서를 가진 유기적인 소리로 변했다. 지터가 줄어듬에 따라 노이즈의 절대량이 줄어들어 S/N비와 해상력이 향상되며 특정 주파수에서 음악감상을 방해하는 자극적인 소리가 줄어든 모양이다.

USB dac32를 설계한 엔지니어는 USB와 S/PDIF입력을 통해 들어온 오디오 신호를 시러스 CSB421 칩에서 192kHz/32bit로 업샘플링 시켰다. 하지만 업샘플링을 해제시키는 기능은 마련해 주지 않았다. 제품 앞면 LED창에 표기되는 샘플링 주파수는 입력된 신호의 샘플링 주파수를 의미한다. 제품 내부에서 D/A변환하기 직전에 디지털 오디오 신호는 모두 192kHz/32bit로 변경된다.

재생시스템을 소개한다. 윈도우7 운영체제를 사용한 윈도우 호환 컴퓨터에 J. River Media Center 15 파일재생 프로그램을 사용했으며 오디오 출력 모드는 WASAPI로 설정했다. 음원은 비압축 형식인 WAV파일을 사용했다. 컴퓨터와 USB dac32 사이에는 와이어월드사의 플래티넘 스타라이트 USB 케이블을 사용했다. USB dac32의 아날로그 출력은 밸런스드 출력을 이용했다.
USB dac32에서 고해상도 음악파일을 재생시키기 위해서 컴퓨터에 장치 드라이버를 설치해줘야 한다. 제품의 매뉴얼에 첨부한 CD-ROM에는 장치 드라이버 파일이 담겨 있다. 장치 드라이버 설치과정은 간단했고 잠깐이면 끝난다. 

USB dac32는 광대역을 지향하는 개방적인 소리를 지향하고 있다. 노스 스타 제품이 이탈리아제인 것을 알고 있는 오디오 애호가들은 이 제품이 이탈리아산 오디오 제품의 특징인 느긋하고 기분 좋게 달달한 착색이 있는 개성적인 제품일 거라는 오해를 하기 쉽다. 하지만 이 제품은 소리를 왜곡하지 않으며 원 신호의 재생에 집중하는 투명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노이즈가 낮아져서 해상력이 좋아졌고 소리가 생겼다가 사그라지는 시간상의 타이밍도 정교하여 음악의 섬세한 표현을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앞서 설명한 바 있는 Asynchronous USB mode의 미덕을 USB dac32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터 억제를 잘했고 음악을 재생하는 표현력이라는 질 적인 요소에서는 상급 제품들의 실력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급 제품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힘 있게 무게감이 필요한 음악 표현이 필요한 부분에서 중량감이 덜 실려서 재생한다는 기분이다. 여러 가지 동원 가능한 액세서리를 이용해서 조금 조정이 가능했지만 소리가 밝고 가벼운 경향을 가지는 것을 많이 바꾸지는 못했다.

디지털 오디오 재생장치는 끊임없이 변신한다는 점에 불안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 기술이 미숙했던 때에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드디어 기술이 완숙해졌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노스 스타 디자인이 이제야 USB DAC을 출시한 것도 이제는 기술이 완숙해져서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USB dac32가 채택한 기술의 효력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결성이라는 스펙뿐만 아니라 음질면으로 봤을 때에도 USB dac 32는 이 가격대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