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3
MSB에서 9만 불짜리 Select DAC이란 것을 만들어서 전 세계로 프로모션 중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어제 론칭 시연을 했습니다. 사장과 디자이너와 또 한 분이 더 오셨네요. 제품 설명도 잘 준비해 오셔서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현시대의 DAC은 델타 시그마 방식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개의 저항으로 DAC를 만드는 MSB의 방식은 생소하게 들리는 점이 있습니다. 여러 개의 저항으로 DAC를 만드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어려울 것이 없지만 저항의 정밀도를 정밀하게 맞추는 데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에 비하면 델타 시그마 칩은 하나의 부속으로 구현이 되어 제조비용이나 총운영비가 낮아지게 되죠.
MSB의 DAC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설계철학은 신호를 BIT PERFECT 하게 다루고, 쉴딩을 철저하게 한다고 하며, 클럭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극한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DAC 모듈의 정밀도와 사용개수가 성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클럭의 정밀도가 성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보니 원한다면 제품 등급을 무한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MSB slect DAC의 경우에는 기존의 MSB DAC의 연장선상에 놓인 제품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설계방법을 사용한 제품입니다. 개략적으로 다이어그램으로 소개는 해 주셨지만 알려진 바 없는 설계이고 자세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하네요. 기존 제품과 다른 점은 버퍼단이 없다고 하네요. OP AMP도 사용하지 않아서 OP AMP가 결정하던 소리 특성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설명을 듣고 나서 전시되어 있는 Select DAC 기판을 보면 내부의 모습은 우리가 많이 봐오던 DAC의 내부와는 다르게 생겼습니다. 기다랗게 생긴 부속 8개가 꽂혀 있는데 그게 DAC 모듈이라고 하네요.
시연 시스템은 MSB Signature Universal Media Transport V ($12,000), 오렌더 W20 (1680만원), 비올라 브라보 2 파워앰프 ($58,000), 락포트 애비어 스피커 ($33,000)였습니다. 프리앰프는 사용하지 않고 MSB Select DAC의 볼륨컨트롤을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MSB Select DAC에는 33 펨토세컨드의 정밀도를 가지는 클럭 옵션($20,000)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MSB Slect DAC의 소리는 전체적으로는 제가 MSB DAC의 장점으로 꼽는 특별한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정직한 노선을 밟고 있다는 인상이었고, 그 정교함에 있어서는 이전에 어느 DAC에서도 느끼지 못한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장점이 제대로 꽃 피웠던 것은 이글스 Hell Freezes Over CD에 실린 호텔 캘리포니아 라이브였었는데요. 전주 부분에서 관객들이 호텔 캘리포니아 곡을 연주하는 것임을 알게 되어 내지르는 환호성 부분은 압권이었습니다. 공연장 아레나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소리를 매만져서 튜닝하려 하지 않아도 본래 CD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제대로 (정확하게) 풀어줄 수 있으면 음악의 기운과 청중의 기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니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들과 내가 같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밀도감이란...
MSB Select DAC이 나쁜 버릇이 없는 점은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칭송을 받는 DAC들도 종종 어떤 부분은 좋은데 다른 부분은 그렇지 않다거나 치우쳐져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아름답게 꾸며낸 소리를 내지만 힘을 써야 할 부분에서는 음악의 힘과 에너지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거나, 정교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음악의 열기가 잘 나지 않아서 아쉽다거나, 정확을 추구하다가 그게 지나쳐서 갑갑하고 질식하게 만든다거나, 음악의 골격을 드러내고 추진시키는 힘이 있지만 디테일을 억제하여 일본식 정원을 연상하게 한다거나, 좋은 소리를 내지만 최신 테크놀로지를 빨리 반영하지 못한다거나, 매너리즘에 빠져서 설계는 변함없이 껍데기만 바꾼 제품을 내놓는다거나, 프로용 제품 특유의 사운드를 튜닝했는데 결과가 이도저도 아닌 경우 등등...
그리고 직결 시스템의 수준이 정말 훌륭합니다. 여태껏 직결 시스템으로 좋은 소리라고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하지만 밀도감이 없이 비어있고 허전하고 심심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MSB Select DAC은 지금까지의 직결 시스템에서 들어보기 힘든 밀도감과 안정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력이 있네요.
MSB 제품의 설계 콘셉트가 자체개발 해야만 하는 것이라 개발 비용이 유난히 많이 들어가는 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남들이 포기한 방식을 포기하지 않고 30년간 치열하게 다듬어서 그 결실을 내놓은 것이 Select DAC이고 그 성능은 울트라 하이엔드 DAC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저는 상상만 해야 할 어마어마한 가격대의 제품이지만 이렇게 디지털 오디오의 능력을 한껏 넓힌 좋은 제품이 나온다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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