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리뷰 - 기타

아캄 솔로 (리뷰대여)

raker 2023. 5. 28. 09:58

2005/10/29

아름다운 여인을 볼 때처럼 첫눈에 바로 동공이 커지게 하는 아캄 솔로는 한 몸체에 FM튜너, CD플레이어, 알람기능, 앰프가 내장된 복합기다. 스피커와 스피커 케이블만 구입하면 바로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iPod 같은 MP3플레이어의 입력을 받을 수도 있다. 콘셉트 자체가 정통적인 오디오 애호가가 추구하는 장르의 제품은 아니지만 서브시스템으로 사용을 고려한다거나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제품에 해당된다. 대개 일반인들은 자리만 차지하는 오디오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간단하고, 통합되었고, 콤팩트하며 무엇보다도 스타일이 뛰어나다. 스테레오파일 리뷰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든 애플사가 오디오를 디자인했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90년대 아캄은 시커먼 플라스틱 껍데기를 가진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남겼었는데 밀레니엄 이후에 FMJ시리즈를 통해서 이런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성공했고 이제는 생김새만으로도 단박에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창조하는 데 성공하는 단계까지 도달해 버렸다.


제품 구성
전면 패널은 주물 합금이라고 한다. 내부에는 한쌍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자리 잡고 있는데, 아날로그 섹션과 컨트롤 섹션부에 각각 분리된 파워를 공급하게 된다. 아날로그 섹션에 해당하는 라인 스테이지, 파워앰프, 파워 공급회로를 하나의 보드에 담았고 나머지 CD플레이어, 튜너, 디지털 컨트롤 회로는 물리적으로 분리된 또 하나의 보드에 담아서 아날로그 섹션에 디지털 노이즈가 침투하는 것을 최소화시키고자 했다.
트랜스포트로는 소니 메커니즘을 사용했다.


스피커 터미널은 영국식 BFA단자가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다) 말굽단자 바나나 단자 나선 등 가리지 않고 결선이 가능하다.

들어보기
처음에는 약간 팽팽한 듯한 소리라고 느꼈지만 며칠 동안 계속 돌려본 결과 그런 요소가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브레이크인이 끝나서 제법 자리를 잡은 후의 소리는 어딘가 많이 들어본 소리라고 느끼게 되었다. 필자는 90년대 중반 제품인 아캄 델타 290 인티앰프를 가지고 있는데 이 소리와 상당히 비슷했다.

전반적으로 점잖고 차분해서 공격적인 소리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는 아무래도 이 제품의 외형적인 모습과는 동떨어져서 의외라고 생각했다. 제품 외형이 추구하는 것은 발랄하고 젊은 이미지인 반면에 본질적인 소리는 보수적인 경향을 띄고 있어서 패러독스처럼 보인다.

이 가격대의 올인원 제품에서 하이엔드의 소리가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어떤 소리 경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시라고 묘사해 보도록 하겠다.

고역은 약간 닫혀있으며 신호에 대한 반응은 격렬하다기보다는 소프트 하게 감아주는 편이다. 중저음 쪽은 약간 부풀고 흐려져서 음악에서 그 부분의 음역을 나타낼 때 단조로워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광채가 번쩍인다거나 칼날 위에 올라간 팽이 같다고 하는 표현은 이 제품을 서술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제품이 절대적인 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잘못 만들어진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가격대가 다른데 수준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렇게 한 군데에 몰아넣은 제품과 단품을 비교해 본다면 더더욱이나 공평하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단품 앰프와 비교해서 많이 밀리지 않는 소리를 내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제품의 우수성이 있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런 장르의 제품은 대개 왜곡된 소리를 내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게 하고 음악을 꺼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게 마련이지만 솔로는 왜곡된 비음악적인 소리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그 점을 높이 평가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소리가 커지면 소리가 금방 소란스러워지는 편이다. 이것은 감도가 낮은 필자의 스피커 탓도 있겠고 적정 볼륨에서 들으면 되니까 이걸 반드시 약점이라고 하긴 어렵겠지만 제품의 크기나 용량 등의 한계가 이런 식으로 나타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린 클래식에 비한다면 파워가 세서 좀 더 다양한 스피커를 물려보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예상해 보지만 아무래도 큰 규모의 본격적인 음악을 큰 소리로 들으려고 한다면 단품 오디오 조합으로 바꾼다거나 울리기 쉬운 스피커를 구하는 것이 필수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아캄에서는 알토라는 솔로 전용 스피커도 출시했는데, 솔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울리기 쉬운 스피커를 자신들이 직접 만드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마무리
모든 것을 떠나서 솔로의 의미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스타일과 편의성이 아닌가 싶다. 사운드와 외형의 스타일은 패러독스처럼 느껴졌지만 어쨌든 아캄은 적당하게 매겨진 가격, 신뢰할만한 패키지로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용 기기

소스기기: 소니 XA9000ES
앰프: 마크레빈슨 383L, 아캄 델타 290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B&W 804S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카나레 4S8G
인터커넥트: 카나레 GSR-6
파워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기타 액세서리:
- Black Diamond Racing Cone type #3,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RPG Korea 어퓨저,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자작 아이솔레이션 받침대,
- 운영 21-1KA isolation transformer,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XLR caps,
- BluT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