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리뷰 - 기타

프라이메어 CDI10 일체형 시스템 (리뷰대여)

raker 2023. 5. 29. 07:57

2007/05/02

일체형 콤팩트 시스템은 공간을 덜 차지하고 간편하게 사용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찾는 제품이다. 다만 대부분의 제품은 신혼부부라던지 학생층처럼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음질 부분은 맨 마지막에 고려되는 부분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제한된 가격으로는 음질의 차별성을 논할만한 제품을 만들어 내기도 힘들기도 했겠다.
그러다 보니 소리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지만 덩치가 산더미만 하다거나 연결이나 조작이 복잡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심플한 입맛을 지닌 고객층에게는 마땅히 권할만한 제품이 없었다.


오디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서 이런 요청에 부응하여 자사의 역량을 담아 심플하고 콤팩트하게 응축시킨 제품을 하나씩 내놓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소리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할만한 콤팩트 제품이 하나씩 둘씩 천천히 늘어나고 있다.
아캄 솔로, 오디오 아날로그 이니그마, 린 Classik 뮤직, Sugden Master System 등등이 이런 제품에 해당한다고 해야겠다. 그런데 이제 이 리스트에 프라이메어의 제품을 추가해야겠다. 프라이메어 CDI10은 콤팩트 올인원 제품의 방점을 찍었다고 할 만큼 빼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프라이메어 CDI10을 찬찬히 들여다 보기로 하자.


프라이메어 CDI10은 FM 라디오 청취와 CD재생이 가능한 앰프내장 제품으로 스피커만 연결하면 소리를 낼 수 있다. CD는 프라이메어 CD31에 사용한 트랜스포트를 채용했고 D/A칩은 24bit/96kHz 처리능력을 갖췄다. 앰프는 클래스 D 증폭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일명 디지털 앰프)


외관을 살펴보면 전면 패널에 트레이 개폐를 하는 버튼이 달려있고 그 아래에 헤드폰 잭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iPOD나 MP3플레이를 연결해서 스피커로 들을 수 있게도 해주는 3.5mm 잭이 장착되어 있다.
제품을 껐다가 켜면 볼륨이 초기화 값 10으로 시작한다. 소리를 키우면 전면 디스플레이창을 꽉 채울 만큼 볼륨의 숫자표기가 크게 보이다가 조작을 멈춘 후에는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크기가 작아지고 대신에 다른 정보가 함께 보여준다. 상판 오른쪽에는 조작을 지시하는 디스플레이 창과 조작버튼이 달려 있다.

후면에는 아날로그신호를 입력할 수 있는 단자가 3벌 마련되어 있고 디지털 출력 단자도 있다. 디지털 입력단자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째 디지털 아웃풋 단자가 달렸나 해서 알아봤더니 이것은 선택한 입력소스의 신호를 미니디스크나 기타 디지털 리코딩 장비로 고품위의 디지털 리코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통로를 제공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투명 플라스틱 보호캡이 달린 스피커 케이블 단자에는 바나나단자는 연결하기 좋지만 말굽단자를 연결할 때는 바닥 쪽 케이스가 방해하고 있어서 잘 휘어지지 않는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케이블 연결에 애먹을 수 있겠다.

리모컨은 얇지만 살짝 구부려 놓아 스타일이 있으되 쥐기에도 좋게 설계했다. 리모컨의 무게가 한군데로 쏠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가벼운 버튼형 건전지를 사용했다.


들어보면 특별한 특징이 없고 아주 편하게 들린다. 그러면서도 음악을 아주 맛깔나게 한다. 애써서 공들인 소니 SCD XA-9000ES SACD플레이어와 JVC AX V-8000 AV리시버로 들은 것보다 음악의 미묘한 맛을 표현하는 실력이 더 좋아서 잠시 허탈하게 만들게 했다. 프라이메어가 좋은 소리를 내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일체형 콤팩트 시스템까지도 그런 수준으로 만들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다른 회사 제품들은 만들 수 있는 것보다 약간은 열등하게 제품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린이나 아캄 같은 회사에서는 스피커를 다루는 능력에 제한을 준다거나 구형제품을 듣는듯한 소리를 내주곤 했었다.
토템 포레스트 스피커로 연결해 보니 방뿐만이 아니라 거실을 채울 정도의 큰소리를 내줄 수 있었다. 경쟁제품에 비해서 고역의 개방감도 훨씬 훌륭했고 스피커를 다루는 힘도 훨씬 더 여유로웠다.

다만 디지털앰프를 사용하다 보니 모든 스피커의 임피던스에 대응하는 능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앰프는 임피던스가 낮은 스피커에서는 고역이 롤오프 되어 들릴 수 있다고 하고 임피던스가 높은 스피커에서는 고역이 두드러지게 들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리뷰만 읽고 덜컥 제품부터 구입하시는 것보다는 판매점 담당자와 충분한 상담을 해보시고 담당자의 노하우와 권고를 잘 이용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