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4
스테레오 뮤직 2005년 2월호 특집기사
만일 당신이 비록 고급형 제품을 고집할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지만 저렴한 (혹은 구형의) 제품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에 실망하고 있는 고급스러운 취향과 감각을 가진 오디오 애호가라면 하이엔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출시한 엔트리급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알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최근 명망 있는 하이엔드 업체에서 출시한 트랜지스터 앰프는 트랜지스터 앰프의 취약성으로 거론되는 음질을 대폭 개선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고 그 회사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간판급 분리형의 성능을 다운사이징시킨 경우가 많아서 이런 제품 중에서 자신의 취향과 스피커와 공간 상황에 맞도록 잘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되리라 믿는다.
처음 연결한 틸 CS2.4 스피커는 무난한 모범적인 소리에 가격적인 면에서도 웬만한 가정에서 운용하는데 적절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전기적인 측정치 면에서 임피던스가 전체 재생 주파수 대역을 통해서 자로 잰 듯이 일정하고 위상각의 변화가 적었기 때문에 구동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앰프들이 기를 살리지 못했다.
이런 조건에서라면 스피커 구동에 대해서 어려워하지 않는 오디오넷 SAM V2가 제일 좋은 성능을 보였던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얇게 들리는 소리는 시청실의 데드 한 흡음조건상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간이 좀 더 작고 음향 환경이 좀 더 라이브 해진다면 표면화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플리니우스 9200 앰프가 보여준 푸짐한 사운드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에어 AX-7은 음악이 가진 에너지를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했고 제품이 가진 장점들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크렐 400xi는 활력이 부족해서 마음은 저만큼 가고 있는데 몸이 따라가 주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포커스오디오 시그니처 888 스피커에 연결해 보면 상황이 바뀌어서 앰프들이 좀 더 생생해지고 자신의 매력을 잘 드러낼 수 있게 했다.
포커스오디오에서 사용하는 스피커 모니터용 앰프가 에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에어와 포커스오디오의 조합이 주는 시너지는 정말 대단했다. 이 소리를 듣기 전에는 하이엔드 회사의 엔트리급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과연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제대로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인지 확신을 갖기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이 소리를 듣고 나서는 이보다 몇 배 더 비싼 제품이라도 매칭이 좋지 않으면 이보다 낫지 못한 소리를 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게 되었다. 혹시라도 안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제대로 된 매칭에서는 그를 상회하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그런 자신감이나 용기 같은 것도 생기게 했다.
오디오넷 SAM V2는 두 스피커에서 공통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잘 드러내 주었지만 그 실력 이상으로 나타내 준 것은 아니다.
시험을 치르러 고사장에 입장하기 전에 주변의 서포터스로부터 흔히 듣는 말이 평소 실력만큼이라도 발휘하라는 것인데 오디오넷 SAM V2는 주변 여건의 변화에도 흔들림이 없이 냉철하게 자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에 비하면 에어는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 시험문제 출제자로 차출되고 시험 감독관도 아는 선생님이 된 것처럼 익숙한 문제를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시험을 치른 격이 되겠다.
에어 AX-7은 어려운 스피커보다는 구동이 쉬운 스피커와 연결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오디오넷 SAM V2는 구동의 제대로 될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반면에 서로의 시너지가 나올 수 있는 스피커를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플리니우스 9200은 어떤 제품을 만나더라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설복시키는 면이 있음을 감안해 보기를 바란다. 아마도 가장 편안하고 푹신한 소리를 들려주는 앰프 중의 하나에 뽑힐 것 같다.
크렐 400xi는 주눅든 소리를 내줘서 비교할 리그가 잘못 잡혔거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의심하게 만든다.
이번 청취에는 수배되지 않았지만 YBA, 매킨토시, 심오디오의 쟁쟁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들에게도 관심을 둘만하다. 마지막으로 B&W에 인수되어 라인업을 재정비중인 클라세의 신제품 델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도 기대주에 포함시켜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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