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

오디오 아날로그 푸치니 SETTANTA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리뷰대여)

raker 2023. 5. 29. 07:04

2005/12/05

이게 아주 좋네요.
200만원 근방의 벤치마크 앰프가 될 것 같습니다.

전작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고역의 롤 오프가 완전히 사라졌고 중역의 기름진 소리 그리고 두툼한 저역의 부기도 가셨습니다. 디테일과 스피드도 좋은 편이고요.
마란츠 인티앰프나 골드문트 인티앰프 수준의 광대역 (빠른 처리속도)인데 얘네들 보다 스피커를 더 능란하게 요리할 수 있습니다. 거의 오디오넷이 연상될 정도 수준입니다. 레스피기의 시바의 여왕 벨키스 조곡에 나오는 War Dance도 흔들림 없이 잘 나와 줍니다. 자지러지는 목관악기와 타악기의 고동소리를 듣고 나면 심장이 제법 벌렁거리게 되죠.

음색의 면에서는 마란츠를 닮지 않았고 그 대신 오디오넷, 첼로, 크렐 400iX 쪽에 가까운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애들이 만든 것 치고는 의외의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색과 출력을 감안하면 스피커는 밝지 않은 것이 좋겠고 감도도 웬만큼 (88dB 이상)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임피던스도 가능하면 8 오옴이 좋을 것 같고요.
ATC 이런 건 좀 힘이 달리지 않을까 싶고 B&W, 트라이앵글을 넣으면 지나치게 밝아져서 잘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베스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고, 에포스 M12(구형)/M15(구형)나 포커스 오디오 FS688/788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FIT & FINISH도 아주 향상되었습니다. (이전 제품은 외관에서 받게 되는 신뢰감이란 면에서 감점요인이 있었습니다.)
 
이 제품의 리뷰는 스테레오 사운드에 실리게 됩니다.


스테레오 사운드

 

오디오 아날로그사의 푸치니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90년대 말에 첫 등장한 이래로 수 차례 개선을 거듭해 왔다. 가장 최신 모델에 해당하는 SETTANTA는 이탈리아적인 풍취와 느낌을 많이 간직했던 전작과는 결별하고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고성능 제품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녹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SACD 같은 고해상도 미디어가 유통되는 시대적인 변화에 발 빠르게 부응하는 것이어서 이 회사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볼륨 놉이나 새시의 금속 가공이 개선되어서 제품의 가치에 걸맞은 손맛과 보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셀렉터는 릴레이 작동방식이며, 파워앰프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바이패스 기능은 없지만 그 대신 프리아웃 단자가 지원되어 바이앰핑이나 서브우퍼를 추가한 시스템을 구성해 볼 수 있다.

전작의 장점이었던 트랜지스터 앰프의 단점을 잘 극복한 음색은 여전하다. 하지만 달라진 부분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고역의 롤 오프가 완전히 사라져서 공기감이 잘 표현될 수 있게 되었다. 높은 고역에 있었던 넉넉하고 늘어졌던 부풀음을 줄여서 날렵하고 탄력 있게 되었다. 해상력과 광대역 처리도 일급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 구사하는 수준에 도달해 버렸다. 마란츠의 최신형 PM시리즈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나 골드문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수준으로 넓은 대역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는데, 푸치니 SETTANTA는 이들 앰프보다도 훨씬 더 스피커를 자유자재로 요리할 수 있는 상대우위 능력을 갖췄다. 예를 들자면 레스피기 작곡 ‘시바의 여왕-벨키스 조곡’에 나오는 War Dance도 흔들림 없이 잘 증폭시킬 수 있었다. 수준미달 제품으로 연결해 재생하는 경우라면 이 곡을 듣는 게 괴로웠거나 심심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 앰프는 자지러지는 금관악기와 숨 가쁘게 교차되는 목관악기 그리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타악기의 어우러짐을 빈틈없이 들려주고 있는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오디오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아니어서 녹음된 연주를 듣고 나서 ‘오디오가 좋네’라고 느껴지게 하지 않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한숨을 내리 쉬며 ‘대단한 연주였다’라고 말이 튀어나오게 만든다.

음색의 면에서는 오디오넷 SAM V2, 첼로 듀엣 350, 크렐 400iX 쪽에 가까운 쿨한 기운이 나는 편으로 예전 제품과는 많이 다르다. 참고로 예전제품은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소리는 튼튼하지만 그렇다고 폭발적인 것은 아니며 반응은 빠르지만 조급하지는 않다. 디테일하나 분석적이지 않고 느긋한 방향이다. 열려 있으나 다소간 달콤한 쪽의 음색을 가진다. 어둡다고는 볼 수 없으며 그렇다고 밝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음질로 보나 가격이나 성능이나 운용성이나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만족을 주는 면에서 이를 뛰어넘을만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흔하지 않을 것 같다. 푸치니 SETTANTA는 200만원 전후로 강력한 벤치마크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자리매김할 것이 틀림없다. 도저히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