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케이블 - 디지털 데이터 인터커넥트

Snake River Audio Boomslang S/PDIF 디지털 케이블 (내돈내산)

raker 2023. 5. 22. 22:00

 

 

2019/02/03

Snake River Audio Boomslang S/PDIF 디지털 케이블은 제 오디오 경력 중에서 손꼽을 만큼 놀라운 제품인데 그간 다른 일들을 벌이느라 바빠 소개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저는 브라이스턴 BDP-2의 디지털 출력을 DAC로 완전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디지털 케이블에 목말라했습니다.

저는 S/PDIF 디지털 케이블은 매우 간단한 구조여서 여러 가지 추론을 바탕으로 한 자작 케이블로 완성도 있는 재생음을 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실행에도 옮겨봤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각한 것처럼 간단하게 좋은 소리가 나지는 않더군요. 
만일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몇 가지 가정으로 완성도 높은 케이블을 만들 수 있었다면 수십 년간 케이블을 만들어온 오디오 케이블 업체가 벌써 결정판을 만들어냈을 텐데요...
지금까지도 그런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을 보면 생각한 것처럼 간단하게 디지털 케이블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자작을 시도해 보기 전에 이 생각도 해봤어야 했는데 왜 생각이 거기까지 닫지 못했을까요?
인지부조화였나 봅니다.

다음 수순은 디지털 케이블을 잘 만드는 업체를 찾는 것인데요...
예전부터 유명한 업체 제품도 알아보기는 했습니다만... 예전부터 알고 있던 특성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가격만 올라갔습니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잘 모르던 업체의 제품을 사용해 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동축구조가 아닌 새로운 지오메트리를 사용해서 특성임피던스를 맞춘 제품이 있길래 어떤가 해서 시도해 봤습니다. 
특성임피던스를 잘 맞춰서 디지털 신호가 반사되는 일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레퍼런스급 디지털 케이블에 비하면 무게감 있는 소리를 재생하는 것과는 다른 부분에서만 장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다음은 은근히 완성도 높은 케이블을 만드는 오디언스 Conductor SE S/PDIF 케이블로 시도해 봤습니다.
이 제품은 얄팍하고 가녀린 생김새와는 달리 제법 강단 있는 소리와 묵직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의 묵직함에 많이 밀리지 않을 정도. 하지만 디테일 재생에서는 레퍼런스 XL에 미치지 못하더군요.
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진전이고 가격대 성능이 뛰어났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하게 신뢰하는 단계의 제품을 사용하는 게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곁눈질을 하게 되더군요. 
우연히 해외 리뷰 사이트의 디지털 케이블 25종 비교 리뷰를 보고 Top 3에 올라온 Snake River Audio Boomslang ($595), SOtM dCBL-BNC75, WAVE Storm Reference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리뷰어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리뷰에 사용한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서도 성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25개의 제품에서 걸러낼 폭탄을 걸러내고 각각의 특성을 요약하고 장원급 제품을 추려낸 실력을 보면 (장원급 제품을 취향을 감안해서 3개로 뽑아준 센스까지) 따라 해 봐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각각의 셋은 우수함에서는 비슷한 급이지만 소리의 특성이 다른 제품인 모양이고 저는 그중에서 중간에 해당하는 Boomslang이 맞을 것 같아 도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Snake River Audio사의 Boomslang 1.37미터 BNC-BNC 단자 마감을 주문했고 집으로 도착하기까지는 한 달이 걸렸네요. 
미국 촌구석의 작은 업체라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제작을 해서 보내주다 보니 그렇다는군요. 
포장 박스를 열어보면 그 지역의 맛있는 초콜릿도 들어가 있고 아기자기한 홍보물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연결해서 들어보고 나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디지털 음원에 이 정도의 정보량이 담겨있는 줄이야...

S/N비가 높고 포커스가 잘 잡혀 있고 깨끗한 소리가 납니다. 다이내믹스의 표현폭도 무척 넓고 임팩트 실린 소리도 잘 재생합니다. 음색의 재현에서도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향상된 소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피어나는 것 같은 화사함을 잘 표현합니다. 
순은 선재를 사용했을 때만 나타날 수 있는 표현력을 갖췄는데 순은 케이블이 흔히 가지지 못한 무게감과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사기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물이 상당히 묵직한 것을 보면 소리를 위해서 케이블 업체에서 알아도 차마 시도하지 않는 물량공세를 한 모양입니다.

이 정도의 재생 수준이라면 수천 불짜리 제품들과 겨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스네이크 리버 오디오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네요.

우리가 이런 혜자스런 업체의 정보를 접하지 못했던 것은... 사업 규모가 너무 작아서 그럴 겁니다.
Stereophile이나 The Absolute Sound 같은 데서는 초미니 케이블 업체의 제품은 다뤄주지 않거든요.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도 세상 어디엔가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알 정도로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Snake River Audio의 Boomslang S/PDIF 케이블의 경이로움은 세상에 좀 더 알려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