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2
몇 달 전 지인의 방문 이후 제가 사용하던 오디오 케이블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고 케이블 교체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케이블 중에서 SPDIF 케이블을 교체한다거나 스피커 케이블의 터미네이션을 수정해 보는 작업을 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돌려 막기식의 땜빵에 불과할 뿐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적잖은 부담이 되었지만 오디언스 Au 24 SE 언밸런스 인터커넥트, AntiCables Level 3 파워 케이블, 오디언스 Au 24 SE 싱글와이어 스피커 케이블을 도입하고 나서야 경험의 한계를 넓힐 수 있었고 오디오 시스템의 중추가 튼튼해진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LAN 케이블의 경우 어떤 제품을 도입해야 할지 답을 알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은 도입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른 케이블 도입하느라 힘을 많이 쏟았더니 여력이 남아있지 않네요.
부담이 덜 가는 답을 찾아보자 싶어 유무선 공유기와 스위칭 허브 사이에도 추가로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S/FTP 4X2XAWG23/1 LSZH CAT7A)을 도입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많이 강조되더군요. 여러 개의 케이블을 투입해도 그 케이블이 특성이 오디오 시스템에 많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케이블의 미덕이라고 여기고 있는 저로서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유무선 공유기와 스위칭 허브 사이에는 종전대로 GLV Episode 1 LAN 케이블을 사용하기로 하고, 스위칭 허브와 브라이스턴 BDP-2 사이에도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이 아닌 다른 제품을 대안으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해외 케이블 사이트를 들러보니 PAD CAT7 LAN 케이블, 오디오퀘스트 보드카 LAN 케이블,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 와이어월드 Starlight CAT8 LAN 케이블 순으로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와이어월드는 예전부터 디지털 케이블을 잘 만들어오던 회사이기도 하고 Tite Shield라는 기술까지 사용해서 두껍게 만들지 않고도 CAT8 스펙까지 맞출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아이디어를 칭찬하고 싶고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며칠 뒤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을 스위칭 허브와 브라이스턴 BDP-2 사이에 연결했습니다. 처음 인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무슨 음악을 들어도 하이페리온 레이블에서 나온 리코딩처럼 힘이 빠지고 처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드센 소리가 난다거나 팡팡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무딘 소리는 아닌데... 어째 이렇게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지 원...
여기서 포기하는 것은 이르다 싶어 시험 삼아 유무선 공유기와 스위칭 허브 사이에 연결해 둔 GLV Episode 1 LAN 케이블을 빼내고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로 연결해 봤습니다.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이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었는데요... 그러나 그 기대감은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의 특성이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을 빼내고 GLV Episode 1 LAN 케이블로 원위치시켰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더군요.
LAN 케이블 교체 시도해서 의도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LAN 케이블 교체를 통해서 LAN 케이블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오포 UDP-205, 소니 DLC-9150ES HDMI 케이블, 아캄 AVR750의 조합의 소리를 참고해서 판단의 기준점을 재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GLV Episode 1 LAN 케이블과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의 조합과 GLV Episode 1 LAN 케이블과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의 조합을 비교해 보면,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의 조합이 조금 더 독일식의 사운드가 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칼같이 명확하고 하이퍼 에너지가 팡팡 터지는 매력발산을 하지만 온도감이라는 측면에서 차갑고 감성적인 측면에서 음악의 음영이 머무를 여유는 허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편,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은 정이 가지 않는 소리네요. 뭐라 설명해야 할지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느낌인데... 그러다가 문득 이 소리는 제가 전부터 알고 있었던 소리와 너무나 닮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카나레 디지털 케이블 소리입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것 같습니다. 돌려 막기식으로 조치한 S/PDIF 디지털 케이블이 카나레 LV-61S 75옴 디지털 케이블이거든요.
만약에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이 두드러진 특성이 없이 투명해서 카나레 디지털 케이블의 특성을 드러나게 한 거라면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둘러 케이블 박스를 뒤져 JM Audio Neotech OCC 75 오옴 디지털 케이블 (BNC-BNC)을 다시 소환했습니다.
대박!
카나레 디지털 케이블이 가지고 있던 푸석한 소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음색이 풍부한 제대로 소리 나는 소리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이 투명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소리를 들려주기보다는 오디오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들려줬던 겁니다. 텔레가르트너 LAN 케이블은 투명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스타일의 소리로 윤색해서 들려줬던 거였고요.
와이어월드 Chroma CAT8 LAN 케이블은 위아래의 대역 표현에 제한이 없고, 두드러지게 튀어나오는 나쁜 버릇이 없고, 타이밍 상에서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소리를 뭉개지 않는)
트랜지언트 리스폰스는 좋은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만큼은 네오텍 75 오옴 디지털 케이블이 미흡한 점이 있어서... 예전에 만들어 두었던 오디오퀘스트 카본 75옴 케이블을 WBT 75 오옴 단자로 터미네이션 한 케이블로 확인해 봤습니다. 트랜지언트 리스폰스도 좋은 걸 확인했습니다.
와이어월드사가 기술의 우수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에서 어떤 점이 중요한지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과학과 예술의 두 영역 모두를 마스터하고 목표에 맞게 제품화하는 능력까지 갖췄을 때만 진정한 오디오 그레이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착한 가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와이어월드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의 고민거리는 이제 어떤 S/PDIF 케이블을 선정해야 좋을지로 대상이 바뀌었습니다.
좋은 S/PDIF 디지털 케이블 도입은 예전부터 꼭 해결해 보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부분이었는데... 결국 이걸 해결하지 않고는 끝이 나지 않겠군요. 오디오는 아주 정직한 판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판단을 그르치는 일이 또 일어나지 않으란 법이 없겠죠. 잘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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