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6
USB 케이블은 이더넷 케이블에 비해서 음질면에서 떨어지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USB 통신기능은 시스템 칩셋이 담당하는 호스트 컨트롤러에서 관장하는데, 호스트 컨트롤러는 컴퓨터 구동에 일일이 간섭해야 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다 보니, 단순히 오디오 관련 기능을 하고 싶을 뿐인데도 전체 컴퓨터 구동과 관련한 잡다한 필수 데이터를 불어난 계곡물처럼 밀려내려 오는 진흙탕 계곡물에 띄워 보내야 하는 셈입니다.)
그렇지만 USB 인터페이스는 오디오 재생 시스템 의 구성을 단순하게 할 수 있다는 미덕 하나만 가지고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이더넷 인터페이스는 오디오 신호를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구조적인 절대 미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시스템의 토대를 이루는 IT제품의 수준이 오디오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재생능력을 깎아먹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더넷 인터페이스의 발목을 붙잡아 왔던 네트워크 장비에도 오디오 그레이드로 수준이 향상된 고급 제품이 개발되면서 이더넷 인터페이스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이지만 USB 인터페이스로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해 온 오디오 애호가에게는 USB 인터페이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책이라거나 (USB 인터페이스 카드 추가, USB 케이블에 흐르는 전원을 레귤레이터를 거치게 하거나 배터리 전원으로 교체, USB 케이블에 5V DC전력선을 제거, 컴퓨터와 DAC사이를 광분리 시키거나 하는) USB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재생 수준을 향상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USB 케이블의 출현에 대한 기대와 갈망은 여전히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Vertere Pulse-HB USB케이블은 Vertere사의 최상위 버전 USB 케이블입니다. 고순도 동선에 주석과 은을 도금했다고 합니다. 선의 굵기는 6밀리 미터.
가격은 1.0 미터에 275만 원, 50cm 추가 시 60만 원
소리 경향은 Vertere Pulse HB 이더넷 케이블과 거의 동일합니다.
디테일 재생이 좋은 편이며 음색은 주석선재의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 특정 대역이 강조되어 밝게 들린다거나 거칠게 들린다거나 하는 부분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이내믹이 큰 부분을 재생할 때 힘겨워하는 부분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어떤 음악을 재생하더라도 이 케이블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것은 제작 시에 만든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철저하게 검청을 했으며 원하는 소리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음색은 주석선에 가까우므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취향을 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 생각에는 Vertere와 Skogrand 케이블은 음색의 면에서 봤을 때, 가장 말라붙을 정도로 절제된 케이블로 Vertere, 가장 오버스럽게 튀게 만든 케이블로 Skogrand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격으로는 동일 비교대상이 될 수는 없으나) 오디오퀘스트 Carbon USB 케이블은 그 중간에서 음악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표현능력을 제공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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