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5
베르비에 페스티벌 실황이 담긴 Mendenlssohn in Verbier DVD영상물에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이 실려있습니다.
지휘자는 쿠르트 마주르. 피아니스트는 유자 왕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은 왠지 소녀적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공연물을 들으면 그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얼마나 빡세게 오케스터를 굴려대는지... 피아니스트가 편하도록 놔두는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득바득 달라붙는 유자왕의 실력도 놀랍습니다. 카라얀과 리히터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에서 벌어졌었던 혈전이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아바도와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 협연에서도 피아니스트에게 편하게 돌봐준 적이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유자 왕이 이런 거장들에게 연주가로서 100 % 인정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자왕은 최근 아바도가 지휘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파가니니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실린 CD를 발매했습니다. 음반을 내기 어려운 시절에 자신의 실력으로 쟁취해 낸 유자왕의 행보가 앞으로도 더욱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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