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작전명 발키리 [2008]

raker 2023. 3. 31. 07:50

2012/07/08

히틀러를 암살하려 한 시도는 열몇 번이 있었다고 하고 그중에서 히틀러 암살뿐만 아니라 핵심세력까지 제압하려 한 정교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히틀러 암살에 가담한 장교들은 애초부터 전쟁을 벌이는 것을 반대했거나, 소련과의 전쟁 이후 판단력을 상실한 히틀러 때문에 하루에도 수 만 명의 군인들이 의미 없이 죽어나가는 것을 끝내고 싶어 했거나, 유대인을 학살한 것을 알게 되어 기독교인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받은 이들로서, 히틀러를 제거한 후 서방세계와 휴전협상을 통해 무의미한 전쟁을 서둘러 끝내고 히틀러가 재임하기 전의 건강한 독일로 돌리고픈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944년 7월 20일에 거행된 히틀러 암살시도는 성공하지 못하고 가담한 200여 명의 독일군 장교들은 모두 즉결처형이 되거나 인민재판으로 처형당했습니다. 1945년 종전 직후에는 독일이 4개 국가에 의해서 분할점령 당하게 되었고 독일인들은 이를 수모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7월 20일 사건 가담자들의 자식들은 배신자의 자손으로 낙인찍혀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 했다고 하죠.

그런데 1949년 독일이 서독과 독일로 갈려지게 된 이후부터는 독일인들의 역사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군요. 전범 재판이 시발이 되어 국민적인 논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독일 국민들은 역사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산적인 논쟁과정을 통해서 7월 20일 사건 가담자는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도 독일인의 건강한 힘이 남아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아이콘으로 되었다고 하네요. 1955년 스탈린에 맞서기 위해 NATO가 결성이 되고 서독이 재무장하게 될 때에도 독일군 장교로 임관하기 위해서는 7월 20일 가담자에 대한 역사관이 맞아야 했다고 합니다. (독일인들이 그렇게 빠른 기간 안에 역사적인 관점을 수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 경이로웠습니다.)

독일인들에게 그런 역사적 의의를 가진 중요 사건을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기로 하게 되어 영화 제작진은 고심을 했다고 합니다. 오락성을 위해서 역사적으로 잘못 그려내지 않게 하기로 했다죠. 워낙 역사적 사실이 서스펜스여서 영화에 적합하도록 시점을 정리하고 실제 편지나 회상을 통해서 재구성한 캐릭터를 때에 맞게 드러내는 것으로 긴박감 있는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연기자들은 슈팅장소가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베를린이어서 감정적인 몰입이 저절로 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블루레이 부가영상에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무려 1시간 5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오락물로 생각한 영화 블루레이에서 역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네요.
독일이 1차 대전을 겪고 패전국으로 어려움을 겪고 대공황을 겪으며 사회가 엉망이 되고 공화정으로 이행하는 시점에서 잡스런 정당 50여 군데가 지리멸렬하게 다투던 시절, 제일 단결이 잘 된 무리가 공산주의자와 히틀러가 이끄는 국가사회당이었다고 합니다. 1933년 히틀러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정권을 이양받았고 선전국을 창설하여 국민을 우민화시키고 독재자가 되더니만, 1939년에는 주변국을 침공하게 되었죠. (독일인들이 1차 대전 패망 후 그렇게 빨리 국가를 재건할 수 있었다는 것도 무시무시합니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에서 5.16 쿠데타가 일어날 당시 분위기와 그다지 다른 점이 없었던 것 같았고요... 결국... 그 혼란 속에서 박정희가 집권하게 된 후 김일성과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되었죠. 경제면 경제, 국방이면 국방, 외교면 외교, 독재면 독재...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과거사를 정리했건만 우리나라는 그런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여러 국민들은 수십 년 전에 박힌 사고에서 조금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것 같고요... 정치인들도 국민들의 뜻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자인지도 의문...) 
다시금 독재의 시대를 맞아서도 안되고 지리멸렬해서도 안되는데...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2012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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