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7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이 원작의 정서를 충실하게 옮기려고 노력했던 것에 비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제작진은 그런 원작의 정서에서 벗어나려고 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수십 년 묵은 원작의 시대감각과 현세대의 관객이 가지는 시대감각에서 간격이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샘 레이미가 묘사한 피터 파커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고 자신이 절실하게 원하지만 정작 드러내지 못하고 포기하는 어두운 성향의 캐릭터였습니다. 부모의 상실에 따른 트라우마가 있어 자신이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갈팡질팡하는 것으로 그려 내었죠.
그에 비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제작진은 피터 파커를 현세의 청년이고 비틀어지거나 찌들지 않은 캐릭터로 업데이트시켰습니다. 비밀스러움이 사라진 사회의 분위기 때문인지 새로운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자기의 아이덴티티를 숨기기 위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있고 굳이 루저의 이미지로 자신의 본질을 숨기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이런 성격의 변화에 따라 관객들이 피터 파커에 좀 더 정서적으로 다가가기 쉽게 되었습니다. 캐릭터 성격이 바뀌다 보니 영화의 아이덴티티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고 다시 말해서 느낌이 완전히 다른 리부트 영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새로운 피터 파커가 약간 꺼벙해 보였는데... 영화를 같이 본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쁜 여자(엠마 스톤)가 나와서 좋다고 덧붙이네요. 3부작에 나왔던 여배우는(커스틴 던스트) 아줌마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ㅋ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서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하루 종일 업무로 시달리고 퇴근한 이후에 봐서 그랬을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Wall-E를 연상시키는 영화음악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런 방면에서 감독의 센스가 아쉬웠습니다. 영화음악이란 점에서는 스파이더맨 3을 따라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스파이더맨 2 정도만 되어도 성공적이라고 해 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스파이더맨 1은 영화음악 면에서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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