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고지전 [2011]

raker 2023. 3. 30. 19:55

2012/06/08
영화의 배경은 난항을 거듭하는 휴전협정 장소에서 2년간 교착전이 일어나고 있는 동부전선 애록고지로 옮겨지게 됩니다. 
방첩대 강은표 중위(신하균)는 적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악어중대로 배치되어 조사를 벌이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곳은 죽어도 제대로 수습해 줄 것을 기대하기 힘들고 부상당해도 후송시키는데 도와줄 병력을 끌어모으기도 부족한 어려운 열악한 곳입니다. 그런 지독한 공간에 모여 있는 부대원들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낯설고 독특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강은표 중위는 고단한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부대원의 특수한 분위기에 젖어들어가게 되며 한편으로는 그들의 과오를 포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대 내 난동사건을 통해서 그들이 겪었던 참혹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혼란스럽고 일그러지게 반응해 왔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중공군과의 교전에서는 눈앞에서 불상사가 일어나고요...
하지만 20대 청년들이 밟아온 혼란스러운 모습과 결정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얘기해도 맞지 않을 것 같아 말을 잃게 됩니다.

전쟁 영화 중에는 살려고 하는 사람은 죽으며 죽으려는 자는 살아남는다는 각도에서 풀어나간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희망도 말라버린 사람들이 그나마 살아남으려는 의지를 꿋꿋하게 지켰기에 지옥과 같은 상황을 견뎌나간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희망했던 휴전은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두지 않는군요. 휴전조약의 effective date에 따라 역설적으로 휴전조약은 악어중대를 마지막 총력전으로 몰고 가 버립니다.

고지전은 전쟁의 위협이 있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아픔을 전해주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전쟁은 이상을 펴기 위한 수단이나 가오 잡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님을 인민군 중대장을 통해 보여주려 한 것 같고, 
아무 대책도 없고 살펴봄이 부족한 이가 기백과 권위만 가지고 전쟁에 임하는 모습을 신임 악어중대장을 통해서 보여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신임악어중대장은 임진왜란 때 원균장군이 현신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고지전 제작진은 시각적으로도 전기가 찌릿찌릿하게 느껴지고 오싹한 영상을 만들어 냈네요. 
임시 중대장을 맡았던 신영일 대위의 벙커공격 씬, 각개전투를 롱샷으로 잡은 씬,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중공군 몹씬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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