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B The Pro USB Adapter 큰일했다

2021-05-05

Pro ISL 입력모듈이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The Reference Transport를 사용할 때나 위력을 발휘할 뿐이지 The Pro USB adapter에 연결했을 때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특별히 테스트해 보라고 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 The Pro USB adapter와 Pro ISL 입력 모듈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습니다.

Bryston BDP-2를 MPD로 재생하여 USB 출력으로 연결해 보기로 하고 수년째 보관함에 처박아두었던 오디오퀘스트 보드카 USB 케이블을 꺼내어 The Pro USB adapter에 연결했습니다.

 

Bryston BDP-2 ---> Audioquest Vodka USB cable ---> The Pro USB adapter ---> 싱글모드 광케이블 (번들) ---> Pro ISL 입력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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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우선 재생음에 저역부가 충실하게 꽉 채워지네요.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광전송하면 저역이 충실해지는 현상은 여러 번 확인한 적이 있어서 이것이 놀라웠던 것이 아니라 광전송하면 소리가 단조로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음악적인 감흥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데, 이 제품은 그런 우려스러운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운 일입니다.

원초적인 초저역대의 재생이 물꼬가 트이자 음악 표현 능력이 좀 더 풍부해지게 됩니다.

유감스럽게도 렌더러 입력은 상대가 되지 못하네요. The Pro USB adapter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한 USB 케이블의 수준이 많이 떨어져서 손해 보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세부 재생에 강점이 있지만 음악의 재생 스케일이 제한되었을 때와 세부 재생은 다소 서투르긴 하지만 봉인 해제되어 재생 스케일이 무제한으로 넓어지게 되었을 때라면 후련함을 갖춘 호쾌한 소리에 맞서기란 쉽지 않습니다. 세부 재생이 부족하다면 USB 케이블을 향상시키는 정도로 곧바로 해결이 될 것 같지만… 부족한 스케일은 도대체 어떤 부분부터 어느 정도까지 손을 대야 할지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Bryston BDP-2이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한껏 발휘했네요. 하지만 MPD는 조작 인터페이스가 룬에 비해 제한적인 데다가... 새로운 앨범을 재생할 때 수백 밀리세컨드 단위로 소리가 mute 되었다가 재생되는 현상이 있어서 오래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브라이스턴 BDP-2를 룬 스토리지이자 룬의 엔드포인트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The Pro USB adaper와 Pro ISL 입력이 엄청난 스케일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을 알게 되고 나서 곧바로 든 생각이 레퍼런스 리코딩에서 발매한 존 루터의 레퀴엠 (레퍼런스 리코딩 RR-57CD)중 야누스 데이 트랙입니다.

이 곡은 재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녹음할 때 다이내믹레인지를 엄청나게 넓게 잡았기 때문에 재생할 때 음량을 극단적으로 높여서 재생해야 합니다. 

오디오 재생체인의 노이즈 레벨이 낮아야 미소레벨의 신호를 재생할 때 파탄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르간은 세상 깊이 따지지 않고 끝없이 내려가서 하데스가 다스리는 죽음과 지하세계까지 방문한 것처럼 오싹한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이런 느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폭풍 같은 포르티시모! (이건 애초부터 오디오 시스템을 이런 다이내믹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선별해 왔을 때만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오싹함을 제대로 느껴봤습니다. 집에서 이걸 해낼 수 있다니 감격스러웠습니다. 다만, 방에 있던 둘째가 뭔 일이 난 줄 알고 화들짝 문을 열고 나오던데... 미안하다... 아빠의 취미생활이 이렇게 강렬해서. 그래도 아빠는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