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프로세서

데스크탑 오디오 선정 과정 - DAC

raker 2023. 7. 4. 06:24

2022-01-08

DAC는 오디오 시스템의 성공을 좌우한다 할 만큼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부실하면 다른 무엇으로도 잃은 것을 보상할 수 없습니다. 
이걸 모르면 고난의 시기를 거칠 수밖에 없고, 그러다가 부실한 DAC를 충실한 DAC로 채워 넣고 나서야... 이전에는 더럽게 해결이 안 되던 문제들이 술술 풀려나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걸 잘 알고는 있었으나…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데스크톱 오디오에 DAC를 전심전력으로 도입할 의도는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USB 입력이 제대로만 동작해 주고 밸런스 아날로그 출력을 갖추고 있으면 충분해 보였습니다. PCM도 24 bit 192 kHz 까지만 똘똘하게 잘 재생하면 좋겠다는 정도... 그리고 MQA 같은 100% 사기성 포맷은 지원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DSD 기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에 올라온 각종 DAC 데모영상과 비교영상을 보게 되면서, 자칫하면 맘에 들지도 않는 제품을 구입하는 데 헛돈을 쓸 수도 있을 것 같고, 결국에는 추가 비용을 사용하는 미래가 자연스럽게 그려지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능에는 굳이 더 욕심을 두지 않았지만 음질에는 허용되는 선에서 최대한 욕심을 부리기로 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DAC 비교 데모 영상을 보고 나니 이런 식으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델타 시그마 방식 DAC vs. 펄스 어레이 방식 DAC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라도 1000불이 넘어가고 나면 재생하기 복잡한 부분에서 흔들림이나 버벅거림이 덜한 편이라고 하고 일정 수준의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흡족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왜냐하면...

1. 밀도감 부족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는 펄스 어레이 타입의 DA컨버젼을 하는 Chord Qutest DAC에 비해서 소리의 밀도감이 현저하게 부족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이런 부족한 밀도감은 디지털 처리과정에서 중요한 신호를 잘못 처리해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라우드니스나 이퀄라이저를 사용한 후보정을 사용한다고 해서 손실된 정보를 채워 넣을 수는 없습니다. 

2. 평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 깊이 
그리고 사운드 스테이지의 깊이도 평면적으로 들립니다. 
사진으로 비유하자면 Qutest DAC에서 재생되는 사운드 스페이지 깊이는 풀프레임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사진처럼 앞뒤 공간의 깊이를 잘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그에 비해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에서 재생되는 사운드 스테이지의 깊이는 스마트 폰으로 찍은 사진처럼 모든 것이 같은 평면에 쏠려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3. 복잡한 악구에서 흔들림/버벅거림
그리고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로도 재생하기 복잡한 부분에서 흔들림이나 버벅거림이 덜하게 할 수는 있지만 Chord Qutest DAC처럼 흔들리지 않는 완전한 평정심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4. 차가운 온도감 & 거슬리는 고역
Chord Qutest DAC의 톤 컬러는 델타 시그마 DAC의 톤 컬러처럼 차갑지 않습니다. 오히려 로맨틱하다고 할 만큼 다크 한 배경에 온화하고 따뜻한 톤 컬러로 재생합니다. 델타 시그마 DAC 중에는 하이퍼 디테일한 날카로운 리딩 에지, 트랜지언트 리스폰스를 가지는 제품이 있기도 하지만 Chord Qutest DAC은 트랜지언트 리스폰스는 힘들게 표현되지 않는 편이고요 그래서 하이퍼 디테일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고 소란하게 들리지도 않습니다.

요약
Chord Qutest DAC은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에 대해서는 지적질을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는 강렬하게 내리꽂는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팝 음악에서는 어느 정도 허용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피아노 소나타처럼 intense 한 소리가 나와야 하는 음악을 재생하기에는 청취자가 완전하게 감응하기는 모자란 부분이 있습니다.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은 최선의 소리를 기준으로 한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보다는 가격적인 접근 용이함으로 선택이라고 보입니다.


펄스 어레이 방식 DAC vs. R2R DAC

R2R DAC에 비하면 Chord Qutest DAC은 인공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R2R DAC은 Chord Qutest DAC처럼 악기의 위치를 선명하게 핀 포인트로 위치를 정밀하게 표현해 내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Chord Qutest DAC처럼 음의 아우트라인을 사인펜으로 그린 듯이 정확하게 경계선으로 표현해 내지도 않습니다. 

저는 데스크톱 오디오 시스템으로 클래식 음악을 잘 재생해 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클래식 음악을 Qutest DAC 식으로 강박적으로 표현한다면… 너무나 이질감이 커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오디오 재생에서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음악 재생 방식과 펄스 어레이 방식으로 DA변환시킨 결과는 너무나 공통점이 적네요. 
아무래도 저는 R2R DAC 또는 multi bit DAC칩을 사용한 DAC이 아니면 만족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간 결론

그래서 저는 DAC의 선택에서 델타 시그마 칩을 사용한 DAC과 펄스 어레이 DA 변환 방법을 사용한 DAC은 제외시키기로 했습니다.

그에 따라 데스크톱 오디오에 포함시킬 DAC 후보는 아래 제품으로 좁혀지게 되었습니다.
Schiit Audio Bifrost (USA, $699, 멀티비트 Analog Devices AD5781 2개 사용)
Denafrips Ares 2 (China, $799, R2R)
Denafrips Pontus 2 ($1800, R2R)
Schiit Audio Yggdrasil More is Less 버전 DAC (TI DAC11001, $2,349)
Schiit Audio Yggdrasil OG 버전 DAC (AD5791, $2,599)

물론 좀 더 사치를 부려도 되는 처지라면... 
Lampizator의 여러 DAC,
Resolution Audio Cantata 3.0 ($9,500, Analog Devices AD5791 BRUZ사용)
Aqua Acoustic Quality의 여러 DAC
total dac 등등으로 대상을 넓힐 수도 있겠지만요… 
그 동네는 일단 제외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Denafrips Ares 2 DAC 비교 데모를 봤는데 밀도가 높게 들렸고. 톤 자체로 놓고 보면 더 많은 음색과 음색의 풍부함을 들을 수 있었고요. 그 정도만 되어도 들을만한 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최종 결론

최종적으로는 Denafrips Ares 2 윗단계 제품인 Pontus 2로 결정했습니다.

선정 이유는요

1. 콤팩트함을 추구하지만 음질 우선의 세미 분리형 케이스 채용
Pontus 2는 아래층 보드에 전원부, 별도의 새시에 고정된 위층 보드에서 신호처리를 하게 분리시켜 미세한 신호가 흐르는 부분이 전자기적으로 영향을 덜 받도록 세심하게 고안해 두었습니다.
데스크톱 오디오 하는 입장이라 부피가 크지 않아야 되는데… Pontus 2는 제한된 사이즈 안에서 최대로 분리시키고 미세신호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고안한 제품이라 주어진 여건상에서 가장 호사스러운 설계를 가졌다 할만합니다.

2. 존중받을 만한 외관
전면뿐만 아니라 상판과 옆 그리고 뒤판 모두 알루미늄 패널이라 본격 오디오 폼새가 납니다. 
콤팩트해도 우습게 보이지는 않겠네요.

3. 진짜 Balance 출력

4. 경쟁력 있는 가격
중국에서 제조하는 것이라 그런가 많은 부품을 사용하는 R2R에 두려워하지 않았고, 또한 낮아진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물론 중국에서 제조하는 싱가포르산이라 통상적인 오디오처럼 오래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좋은 가격으로 R2R DAC을 얻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R2R DAC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