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6
오페라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와 있겠지만 읽어본 것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오페라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 않았었기 때문이겠지요.
오페라에 대한 글이라면 기껏해야 월간 오디오에 실렸던 신동헌 화백의 에피소드 소개 정도밖에 읽은 기억이 없네요.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오페라에 대해 관심이 늘어나게 되면서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와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두 책 모두 읽어볼 만해서 인상을 정리해 봤습니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는 오페라를 이끌어가는 남녀간의 사랑을 가지고 여러 오페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극이 전개되어 가는 것은 주요 등장인물 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계속해서 발전을 해나가게 된다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오페라에는 죽음으로만 완성이 되는 사랑, 야수성을 가지는 사랑, 사랑은 시험해서는 안 되는 것, 질투로 망가지는 사랑 등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음을 보여주고, 사람의 심리를 아주 예리하게 분석해서 오페라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을 발견하는 안목을 가지게 해 줍니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오페라를 정면에서 분석한 것은 아니고 오페라의 배경이 되었던 주요 소재나 관련 인물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해서 화가들이 재구성한 그림을 놓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살아보지 않았던 시대와 국가와 체제 그리고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설명을 하다 보니 내용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서 정보의 포화를 느낄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안목이 깊어지면서 의욕이 글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충실하고 설명이 푸짐해서 김용욱의 책에 실린 각주를 읽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고 나면 유식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됩니다. 마치 이문열의 소설이나 김용옥의 책을 완독하고 났을 때 느끼는 포만감과도 비슷합니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는 구조를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통찰력을 가지게 해 주고,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그런 뼈대에다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을 해주고 있어 두 책을 읽고 나면 오페라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서 관심이 가는 오페라가 여럿 생겼고,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를 읽고 나니 그보다 다양한 오페라에 대해서 관심이 가게 됩니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를 집필한 김학민은 오페라 연출을 하는 전문가입니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를 집필한 조윤선은 법조인 출신 금융인인데요 라 돌체 비타라는 오페라 동호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기도 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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