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아이언맨 2 [2010]

raker 2023. 3. 27. 23:32

2010/10/25

아이언맨 2는 전작인 아이언맨 1과 뿌리를 나눠가진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아이언맨1의 변주 같은 느낌이지요.

외적인 모티브는 1편에서 오베디아가 하워드 스타크와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대한 질투심과 욕망에 의해 촉발된 위협에 맞서 토니 스타크가 대응하는 것이었다면, 2편에서는 하워드 스타크에 의해서 몰락한 소련 과학자 집안이 스타크 가문에 대한 복수에 맞서 토니스타크가 응하는 것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1편에서 목숨을 잃을뻔한 위기를 여러 번 겪는데, 2편에서도 마찬가지로 목숨을 잃을 위기를 겪게 되네요. 1편에서 토니 스타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테러를 당했던 것이었다면, 2편에서는 자신의 결정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1편에서는 토니 스타크를 위협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나중에 밝혀지지만, 2편에서는 처음부터 위협 대상이 대놓고 드러내 보입니다. 1편에서는 토니 스타크가 죽음의 위협을 뚫고 나오면서 성숙해지게 되었는데요, 2편에서는 죽음의 위협에 나약하고 자신을 파괴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1편에서 토니 스타크가 동굴에서 아이언맨을 개발했던 것처럼, 2편에서는 이반 반코가 어두침침한 방에서 홀로 휩플래시를 만듭니다. 1편에서는 하워드 스타크의 그늘이 토니 스타크를 뒤덮고 있는 분위기였지만, 2탄에서는 하워드 스타크가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당부가 토니 스타크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고 토니 스타크가 아버지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정신적으로 자유롭게 됩니다.

뭐 이런 식으로 2편은 1편과 대칭이 되면서도 기원은 서로 연관이 되는 한 쌍으로 잘 꼬여진 영화가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1편에서 토니 스타크의 스타일이 셋업되었으니, 2편에서는 강력한 적을 맞아 고전하고 해결하느라 고심하는 내용이 되었음직 한데... 2편에서도 1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토니 스타크가 해결해야 할 짐과 부담이 여전히 많이 부여되어 있군요... 토니 스타크의 세상에 맞춰진 분량이 많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미키 루크가 창조한 휩 플래시의 마력 넘치는 캐릭터가 생각보다 빨리 소모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영화 처음에는 아이언 맨 슈트를 지키느라 열심이었는데 술 취한 후 갑자기 낙담하여 친구가 몰고 가는 것을 용인하는 것도 공감을 받기 어려운 설정이고요.

그리고 경쟁 군수업체의 CEO 저스틴 햄머(샘 락웰)에 대해서 머저리 찌질이로 경박하게 묘사하여 영화의 밸런스를 해쳤습니다. 토니 스타크도 2편에서는 별로 인간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데 거기다가 머저리까지 설쳐댄다니 너무하지 않나요?

스칼렛 요한슨이 한껏 신경써서 위협적이면서도 섹시한 블랙위도우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으나... 요란한 컬에다 짧은 다리와 과장된 몸짓 때문에 왠지 여자 개그맨 신ㅂㅅ이 연상되어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어요.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위도우 역할을 하느라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영화와 잘 섞이지 못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편의 명성을 깎아먹을 정도는 아닌 듯 하며 액션과 스토리의 배분도 좋고 스토리를 이끄는 원동력에 깊이를 부여한 점은 좋게 봐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자가 3편에 대한 욕심을 가져서인지 모르겠으나 어벤져스에 대한 부분을 요소요소에 삽입시켜 두었군요. 굳이 그래야 했는지는 의문입니다만... 후일을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