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1
HDMI(High-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는 영상과 오디오 신호, 그리고 그 밖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프로토콜을 디지털로 전송하는 인터페이스다(HDMI를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sRGB, YCbCr, xvYCC, Deep Color, 8 channel 24/192 LPCM, DSD, DVD-Audio, CEC, Auto lip-sync, Dolby TrueHD bitstream, DTS-HD Master Audio bitstream, Ethernet channel, ARC, 4K X 2K resolution support, 3D).
사람들은 디지털 영상 처리에 기뻐했다. HDMI 1.4 스펙을 통과하는 수준의 HDMI 케이블을 사용하기만 하면 영상 전송의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해 줄 수 있다(사람은 HDMI 케이블이 달라지더라도 영상의 차이점을 감지하지 못한다). 싸고 편리하고 콤팩트하다.
하지만 디지털 오디오 신호 처리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것은 HDMI 스펙에 오디오 신호의 지터를 줄일 수 있는 ARC(Audio Rate Control)라는 기능을 너무 뒤늦게 넣어준 것도 있고 사람의 청각은 워낙 예민해서 HDMI에서 스펙으로 수치화시킬 수 없는 부분의 차이까지도 감지해 내기 때문이다.
HDMI 케이블마다 미묘하게 음의 특성이 달라지는 현상이 존재하며 그 차이의 폭은 현격하다. 어떤 HDMI 케이블은 소리가 좋지만 또 다른 HDMI 케이블은 소리가 엉겨 붙고 소극적으로 들리게 해서 좋은 재생 시스템의 음악재생 수준을 형편없이 저하시키기도 한다.
거대 케이블 업체에서 내놓은 HDMI 케이블이 고급 홈시어터 사용자들의 기대 수준을 맞추지 못하게 되자 오디오용 케이블을 만들어오던 업체에서도 HDMI 케이블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어떤 제품을 오디오용으로 사용 가능한지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오디오퀘스트 '커피 HDMI 케이블'은 오디오퀘스트가 출시한 여러 종류의 HDMI 케이블 중에서 차상급기에 해당한다. 오디오퀘스트의 최상급 HDMI 케이블인 '다이아몬드 HDMI 케이블'은 도체가 순은으로 되어 있지만 커피 HDMI 케이블은 은도금선으로 되어 있다. 두 제품 모두 72 볼트의 직류전원으로 바이어스를 걸어주는 DBS 배터리팩이 장착되어 있다.
DBS(Dielectric Bias System, 미국특허 7126055)는 오디오퀘스트에서 개발한 절연물질의 전기장에서의 특성을 개선시켜 주는 보완 기술이다. 오디오퀘스트에서 자사의 제품군에 DBS를 적용한 지는 오래되었다. 그러나 필자도 그동안 제대로 DBS의 원리를 알고 있지 못했기에 이번 기회에 DBS의 콘셉트를 정리해 봤다.
유전체는 전자기장이 가해질 때 전기편극은 생기지만 직류전기는 생기지 않는 물질이다. 유전체마다 전기편극을 만들고 전기를 담아둘 수 있는 정도가 다르며 그 크기를 상대적으로 나타낸 것이 유전상수다. 하이엔드 오디오 시대가 열렸을 때 케이블의 전송 특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 유전상수가 작은 절연체를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래서 유전상수가 작은 절연체를 사용한 오디오 케이블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오디오 케이블의 수준을 일정 수준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어 더 좋게 하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러 업체에서 전도체의 유전율을 줄여보려고 에어 튜브를 사용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는데 오디오퀘스트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했다. 오디오퀘스트가 주목한 것은 전선 주위 유전체가 가지고 있는 편극의 방향이었다. 랜덤 하게 펼쳐진 편극 방향은 소리를 랜덤 하게 지연시키면서 오디오 신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았고 만약에 편극 방향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향시키게 된다면 시간지연이란 면에서 균질하게 이뤄지게 되어 소리의 품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본 것이다.
편극 방향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향시키는 것은 유전체에 특수한 처리(particle accelerator를 사용하거나 corona charging 공정에서 인위적으로 과도한 charge를 걸어두면 유전체에 영구적으로 편극 방향을 형성할 수 있음)를 하거나 케이블 주변에 인위적인 전자기장을 걸어주기만 하면 된다(유전체 자체가 전자기장이 가해지면 편극이 생기는 물질이므로). 오디오퀘스트는 후자를 선택했다. DBS를 장착한 케이블에는 항상 전자기장이 쳐져 있게 된다.
DBS를 채용한 커피 HDMI 케이블은 음질적인 면에서 효과가 좋다. 커피 HDMI 케이블과 동일한 케이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DBS만 없는 모델인 '보드카 HDMI 케이블'과의 질적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 차이는 누구나 들어도 알 수 있을 만큼 분명한 수준이다. 보드카 HDMI 케이블이 특별히 흠잡을 만한 구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소리에서 혼탁함이 사라지며 힘들이게 들리지 않으며 매끄럽게 들린다. 또한 소리가 답답하지 않고 피어나는 듯이 생동감 있게 들린다.
데논 A1UD 유니버설 플레이어와 쿠로 PDP 모니터에 저가형 스피커로 연결한 단출한 재생 시스템에서도 커피 HDMI 케이블과 보드카 HDMI 케이블의 차이가 많이 발생했다. 커피 HDMI 케이블을 사용하면 데논 영상장치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재생해 준다. 보드카 HDMI 케이블을 사용하면 답답하게 들렸다. 그렇다고 해서 커피 HDMI 케이블이 인위적인 소리를 첨가해서 없는 소리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원 신호가 왜곡되지 않고 전송이 되면 얼마나 좋은 신호가 담겨 있었던 것인지 재발견하게 될 뿐이다.
에어 DX-5 유니버설 플레이어와 온쿄 PR-SC 5507 AV 컨트롤러 사이에 연결해서 멀티채널 SACD와 멀티채널 블루레이 음악 공연물을 감상했다. 영상이 없는 SACD 멀티재생은 재생장치에서 재생하는 소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어지간한 품질이 아니고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어렵다.
에어 DX-5의 HDMI 오디오 출력성능이 뛰어났고 오디오퀘스트 커피 HDMI의 전송능력이 좋아서 이제껏 들어본 멀티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중에서 제일 훌륭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품을 보내고 나서 한동안 상실감에 가슴앓이를 하게 할 만큼 멋졌다.
오디오퀘스트 커피 HDMI는 지금까지 동일 카테고리 제품이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깼고 시대를 앞서나간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이 만만하지는 않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여건이 되는 분들에게 사용해 보실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좋은 제품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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