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어쿠스틱 트리트먼트

artnovian 디퓨저, artnovian 베이스트랩 (방문청취)

raker 2023. 5. 21. 10:53

2016/05/31

체스 오디오 사무실에 룸 튜닝재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체스오디오에서 수입하고 있는 artnovion 제품이고요. 사장님이 작업하다 말고 사진을 찍어서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룸 어쿠스틱이 좋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체스 오디오에서 보유하고 있는 음향 컨트롤 재료를 깡그리 끌어 모아서 플러터 에코를 간신히 잡아둘 수 있었던 정도였을 뿐이고 저역의 부밍은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방문해 보니 사무실에 Arvon Diffusor 18세트(6X3)를 청취자의 전면 벽에 부착하고 코너에는 Eiger Tunable Bass Trap을 각 3개씩 총 6개를 설치했네요. 심미적으로 매우 편안하게 느껴지는 시청 공간이 되었네요. 음향 컨트롤이 되는 장치로 도배된 공간을 보면 대개 산업용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공간으로 전락하기 쉬운데 반해 Artnovion으로 마감이 된 공간은 음악과 그 공간의 주인의 삶이 중심이 되도록 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Arvon Diffusor를 설치할 때는 걸개용 각재를 벽에 못으로 고정한 후에 디퓨저를 걸어두면 끝이라고 합니다. 걸개를 벽에 수평을 맞춰 고정하는 게 어려워 보인다고 했더니 레이저 수평계를 사용해서 못 박을 위치를 정하고 구멍을 먼저 뚫어놓으면 된다고 하네요. 그러면 혼자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작업의 진리는 역시 공구인가 봅니다.

Eiger Tunable Bass Trap은 방의 사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흡음할 주파수 대역을 40-60Hz / 60-80Hz / 80-100Hz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고 방의 특성에 맞게 설정해 두었다네요.

Arvon Diffusor와 Eiger Tunable Bass Trap을 설치한 이후에는 소리를 어지럽히던 에코는 없어졌고 베이스 쪽의 부밍도 싹 잡혔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베일에 가린 것 같은 부분이 있었던 부분도 말끔하게 사라져서 맑아지게 되었습니다. 넓은 대역에 걸쳐 이질감이 없는 소리가 나오게 되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스피커가 놓인 쪽의 벽면을 디퓨저를 배치한 공간에서는 어색한 (심한 경우 해괴한) 소리를 듣기 쉬운데 Arvon diffusior가 설치된 시청실에서는 그런 소리가 나지 않네요. 이 얘기를 꺼내자 이 제품이 그러지 않은 것은 아마도 제품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일 거라고 사장님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패널 한 세트의 무게가 10kg나 나가므로 제품이 떠는 현상이 생길 수 없다는 겁니다.

보기도 좋고 소리도 좋아 나무랄 것은 없으나 그 대신 제품의 가격은 제법 나가는 편이었습니다. Arvon Diffusor는 한 세트에 80만 원이라고 하니 18세트에다가 베이스 트랩 6개 이렇게 하면 2천만 원이 된다고 하는군요.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오디오파일이 시청실을 꾸밀 때 시도해 봄직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것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은 꿈에 가까운 일입니다. 설령 자금이 된다고 해도 마눌님이 허락해 주지 않을 것 같아요. 장식장을 치워버리자고 그렇게 십수 년째 탄원해도 들어주지 않으니 원... 마눌님에게 장식장을 없애라고 인셉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