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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가 카르멘과 돈호세를 맡은 카르멘 공연이 DVD로 발매되었습니다. 좋은 평을 받은 공연이어서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는데 한마디로 아주 강렬한 오페라를 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 좀처럼 나오기 힘들 정도로 환상적인 카르멘 커플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오페라의 생명은 카르멘을 얼마나 잘 재현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전의 공연물 DVD 중에서 제일 좋았던 카르멘은 아그네스 발차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공연물에서는 결과가 그만저만했습니다. 안느 소피 폰 오토가 해석한 카르멘은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고 그보다는 막 나가는 거친 성질의 못된 여자 모습을 묘사해서 유감스러웠었습니다. 로열 오페라하우스 공연물 DVD에서의 안나 카테리나 안토나치는 매력은커녕 잡혀먹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게 했었지요.
그런데 엘리나 가랑차는 연기력이 좋아서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카르멘의 심리적인 변화를 표정과 동작에 담아낼 줄 압니다. 즉흥적이면서도 본능적인 사랑, 남자를 10분 만에 사로잡고, 남자를 무모한 행동으로 이끌어 파멸로 이끌어 버리는 치명적인 유혹, 일단 지나간 사랑은 가차 없이 정리하는 악마성, 등 카르멘의 복잡한 모습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돈 호세 역은 로베르토 알라냐가 장기를 보여주는 레퍼토리인 만큼 두 사람의 카르멘은 한동안 환상의 커플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메트로폴리탄 프로덕션은 새로운 시도를 한 모양인데 1막에 생소한 대사가 삽입이 되어 있어서 연출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혼란스러웠고 1막의 무대장치의 쓸데없는 이동과 인물의 어수선한 동선 그리고 분주한 카메라워크가 겹쳐져서 공연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풋내기 캐나다 태생 지휘자의 프랑스풍 지휘는 체신머리 없다고 해야 할까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막과 4막에서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강렬한 연기는 이런 결점을 모두 퉁치기 할 수 있는 대단한 연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키 크고 멋진 에스까밀로(투우사)는 보너스.
블루레이로 발매해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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