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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6
2005년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최고 화제가 안나 네트레브코와 롤란도 비야존이 출연한 라 트라비아타였다면, 2008년도 화제의 오페라는 파비오 루이지가 드레스덴 슈타츠오퍼를 지휘하고 디아나 담라우,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제리코 루치직이 출연한 리골레토라고 하네요.
예전에 파바로티가 출연한 메트로폴리탄 공연물을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 면에서 갑갑함을 주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 공연물은 훌륭한 연기, 무대연출, 카메라연출 등으로 원곡의 느낌을 새롭게 표현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 공연물에서는 실질적인 곡의 주인공이 질다이며 만토바 공작은 그저 잘생기고 난잡한 호색한인데 잠깐 나와서 오페라의 축 역할을 해주고 멋진 아리아 두어 곡을 선사해 주는 배역으로 설정된 것 같습니다. 리골레토는 비틀어진 심사와 광기에 서렸다기보다는 자신으로 끝나기를 바랐던 불명예가 딸에게까지 돌아가게 되는 것을 원통해하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이런 배역상의 심도와 톤은 연출에서 의도적으로 정해둔 것 같군요.
아마도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질다역을 맡은 디아나 담라우의 연기력과 표현력이 뛰어서일 것 같습니다. 첫사랑에 빠진 모습을 잘 표현해서 난봉꾼임을 알면서도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질다의 선택이 바보스럽다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해 줬습니다. 예전 공연물에서 질다의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만토바 공작을 맡았던 파바로티의 카리스마가 워낙 압도적이었고 연출도 그에 맞춰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배역이 비천하고 비뚤어지고 못나게 보이게 해서 그런 먼지 같은 것들이 감히 주인을 해친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면 모를까, 그들이 오페라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토바 공작은 아무 생각 없이 멋대로 지껄이고 노래하고 흥청망청 하루를 소비해 나가는 단편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플로레즈의 목소리 톤과 어울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한편 리골레토 역을 맡은 제리코 루치직은 훌륭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배역의 톤 때문인지 몰라도 오래 듣고 있자니 밋밋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디아나 담라우의 목소리는 특별히 미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하지는 않은 듯 하지만 플로레즈나 루치직과의 소리와 잘 매치되는 듯합니다.
이 영상물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3막에서 한글 자막이 싱크가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4 중창, 2 중창이 많이 나오는데 참 난감해졌습니다. 영어 자막으로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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