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6
일중독인 것으로 추정되는 발레리 게르기에프 덕분에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전곡과 협주곡 전곡을 영상물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곡과 협주곡 전곡때와 마찬가지로 최정상급의 연주자들과의 협연모습을 볼 수 있네요.
몇 년 사이에 영상의 질도 향상되었고 음질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
제일 관심이 있었던 다닐 트리포노프가 연주한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보게 되었는데 이걸 보면 다른 연주는 심심해져서 들을 수 없겠다 싶습니다.
트리포노프는 음악을 해체해서 다시 재조합하는 짓을 했고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도 이 짓거리에 적극 가담했습니다. 호흡이 척척 들어맞네요. 트리포노프의 식성에 잘 맞는 음악메뉴였는지 음악을 밀고 당기고 쥐었다 폈다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음악적인 대화를 마음껏 보여주었고 그러면서도 청중이 보고 싶어 하는 곳 도달해야 할 곳에 데려다주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피날레 부분은 사람의 몸에서 그런 스피드와 에너지가 나올 수 없을 것 같은데 기적을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보통은 체력이 떨어져서 정신력도 흐려질 수 있어서 보는 사람도 별 탈 없이 잘 끝내주기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게 마련이지만, 이 연주에서는 그런 것 없습니다. 에너지가 남아도는 것처럼 휘몰아치기를 하는군요. 그건 마치 이미 40km를 달린 마라토너가 2시간 이내로 기록단축해 보려고 메인스타디움에 들어가서 마지막 400미터 트랙을 40초대의 속도로 막판 스퍼트 하는 것 같다고나 하려나요. 있을 수 없는 일을 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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