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01/31
영국 관객을 열광시켰다는 '랑랑 at the Royal Albert Hall' 공연물을 봤습니다.
음색도 좋고 테크닉도 나무랄 데 없습니다. 쇼맨십도 좋고요... 그러나 음악의 표정이 너무나 밝기만 하더라고요. 연주할 때 얼굴 표정을 보아도 너무나 신나서 하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내가 이 정도 할 수 있다며 과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랑랑은 모든 작곡가의 음표를 그를 밝혀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합니다. 아마도 그가 14세의 학생이라면 그렇게 연주해도 큰 흠이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을 모르는 학생이 어른을 어쭙잖게 흉내 내서 표현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을 테지요...
그렇지만 그는 이제 33세입니다. 감정의 기복이 있는 곡에서조차 획일적인 정서로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음표를 마론인형 소꿉장난하듯이 다루는 그에게 적합한 곡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에게 어울리는 곡은 드뷔시 정도나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대로 변함없이 앞으로 20~30년간 그 스타일 그대로 연주하겠지요...
너무 이른 성공은 그에게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못했고 성장을 해야 할 때 성장을 멈추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변 사람과 언론이 사람을 망친 듯합니다. 선견지명이 있는 평론가와 성급하고 사려 없는 언론이 사람을 망치고 결국 클래식 음악계도 망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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