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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이고시나의 영상물입니다.
영상에는 공주풍의 의상과 헤어 스타일링으로 연주한 부분과 시크한 스타일의 모습으로 연주한 부분이 담겨 있는데 영상과 의상을 담당한 사람의 센스가 좀 구티가 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1978년생의 연주자인데 영상만으로 봐서는 수십 년 전의 기록영상이 아닌가 여기실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오디오 수록도 돌비 디지털 2.0만 있어 피아노란 악기의 다이내믹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인터뷰 클립을 배치했는데 글쎄... 곡에 대한 해설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피아노 인생에 대한 얘기를 부분 부분으로 쪼갠 것이라 일부러 곡과 곡 사이에 넣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입니다. 내용상 서로 연결이 되지 않으니 bonus feature로 몰아두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연주가 부실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DVD표면에 찍혀 있는
"After this, you will never be able to hear the music of Chopin in the same way again." Los Angeles Times
라는 비평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발렌티나가 연주한 쇼팽은 서구 피아니스트들에게서 보기 어려운 스타일인데요... 상당히 낭만적입니다. 템포면에서 흐름이 굽이치고 유동적이에요. 그리고 곡을 감성적으로 표현하여 각각의 표정을 만들고 그것을 연결하여 전체의 드라마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졌다가 다시 재생하는 과정을 그려낼 줄 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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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이렇게 실력 있는 피아니스트가 인형 같은 미모 때문에 실력으로 평가받는데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드는 생각이 이런 스타일로 연주해서 콩쿠르에 나간다면 우승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발렌티나는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거나 결선에 나갔더라고요. 쓸데없는 걱정을 다 해주었네요.
그리고 현재는 연륜이 들어 인형 같은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할 필요도 없겠더라고요.
(발렌티나가 영상에 담긴 시점은 1999년입니다.)
2008년 워너 비전에 의해 배급된 쇼팽의 왈츠 전곡 음반(Lontano)은 Classic FM 지에서 이달의 음반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워낙 변방의 레이블인지라... 국내에 소개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내에도 발매되었으면 좋겠고요,
발렌티나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쇼팽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을지 한번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발렌티나 이고시나의 홈페이지를 소개합니다.
http://valentina-igoshina.com
최근 발렌티나의 모습은 이렇다네요.
인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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