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4
영화 볼 때 실시간으로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보고 나서 한참 되짚어 보고 추슬러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 몇 안되실 것 같아... 설정 이해를 돕기 위해 스포를 담을 수밖에 없게 되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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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300여 년 후, 인간의 기억을 복제하여 안드로이드에 옮기는 기술을 가진 시대.
다만 복제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지라 A타입의 복제는 거의 어려운 편이라 하겠고, B나 C 타입을 고르게 됩니다.
다만, 지원금으로만 복제하는 C타입의 복제를 하면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권리를 가지지 못하게 되고 개인의 기억은 기업에서 가지게 됩니다.
쉘터간의 전쟁은 이미 AI 전투로봇이 서로 전투를 벌이는 시대이지만... 용병 윤정이(김현주)는 그런 AI 전투로봇들을 압살 하는 미친 사격술과 근접격투 능력과 진로 개척 전술능력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며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습니다.
그러나 윤정이는 가장 중요한 작전에서 미션에 실패하고 중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용병이라 상의병 대상에서 제외되어서인지... 가족들은 유족에게 보조금이 나오는 C타입의 복제에 동의하게 됩니다. (수많은 전투에 투입되었던 용병이라 모아놓은 돈도 꽤 되었을 텐데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보험사가 피해자 가족에게 하듯이 윤정이 가족들에게 빅구라 쳤다면 인정)
C타입의 복제는 비참해 보이지만... 복제 비용이 너무나 막대해서 의사라 하더라도 C타입의 복제를 했을 정도라고 봐야겠습니다.
군수사업체 크로노이드(클론+휴머노이드?)는 윤정이를 모델로 한 전투 지휘 AI로 개발하고 판매하여 전쟁을 끝내기로 표방합니다.
영화상에서 명시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딥러닝한 AI 보다도 진로 개척 전술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를 받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35년간 지지부진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설정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는데요...
어쩌면 크로노이드 회장은 전쟁이 얼른 끝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일부러 무능한 연구소장 김상훈(류경수)에게 일을 맡겨 성과가 나오지 못하도록 35년이나 완성을 지연시켰다고 볼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나면... 영화상의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만일 그게 맞다면 영화상에서 친절하게 회장과 개발팀장 서현(강수연) 사이의 밀담에서 그 부분을 약간이라도 눈치챌 수 있도록 슬쩍 언질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복제된 안드로이드 정이 1~18번 시험체는 늘 마지막 작전 시뮬레이션을 클리어하지 못합니다.
자뻑에 안하무인 스타일의 연구소장은 신경이 날카로워 지기만 하는데...
국제 정세가 바뀌어 전쟁이 끝나는 국면에 들어서자 크로노이드사의 회장은 전투 AI 연구를 폐기하겠다고 연구소장과 연구팀장에게 통보합니다.
연구소장은 동일한 곳에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연구원들에게 짜증 내며 다그치며 폭력적이기까지 하지만 이런 무식한 방법을 동원한다 해도 이유를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무리한 방식을 사용해도 기껏해야 정의의 뇌활동에서 미지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하는 데 그칩니다.
(그 상사에 그 부하라고 무능하기는 팀장이나 연구원들도 도긴개긴입니다...)
...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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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봐도 영화의 시나리오가 엉성합니다.
우리나라 과학 교육에 문제가 있는지... 국산 SF영화는 관객이 "걍 대충 넘어가자" 하는 심리 버튼을 여러 번 눌러줘야 중도 관람 포기하지 않고 진도를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애드 아스트라 (2019) 보다는 덜 숨이 막혔다는...)
영화상에서 전투 AI를 연구, 개발한다고 표현하고 있기는 하는데...
AI는 딥러닝을 통해 상황을 처리하므로 이전 전투에서의 행동을 학습시켜서 마지막 전투에서 반응하게 해야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실험은 안드로이드 의체에 저장된 윤정이의 기억을 옮긴 후 상황을 조금씩 달리해서 안드로이드 정이의 반응을 기록하고 관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기억과 인지기능을 복기하고 실험하는 것은 AI 연구가 아니라 뇌기능을 탐험하는 뇌과학의 영역일 텐데요...
해당 분야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고 대본이 수정되었더라면 보는 사람이 덜 갸웃거리고 영화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큰 뼈대는 고치기 어렵다 하더라도 용어라도 올바르게 수정이 되고 관객이 잘못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부분을 고쳐주고 헷갈리지 않도록 구분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줬어야 했을 것 같은데요... 그래야 욕을 덜 먹죠.
어쨌거나 정이 프로그램은 기억에 기반하고 뇌의 특징을 기초로 한 방식을 채택하는 실험 방식상 한계로 인해...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년 영화,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출연)처럼 매번 마지막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는 결과를 반복하게 됩니다.
로보캅 4 (2014)에서 OCP사는 교전 시 사람에게 작전의 통제권을 쥐면 로봇에 비해 주저하게 되어 완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여 로보캅의 바이저가 내려오는 교전상태가 되었을 때는 교전 소프트웨어의 결정이 본인의 결정이라고 여기게 되도록 착각하도록 만들었으며, 사람이 가지고 있는 흥분, 충동, 폭력, 공포, 집착 등은 로보캅의 작동을 불안하게 만드는 노이즈 요인이라고 생각해서 알렉스 머피가 감정을 가지게 하는 호르몬을 제한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었는데요...
영화 정이에서는 19호 실험체가 폐기 직전 도움을 받아 안드로이드 정이가 가지고 있던 기억의 일부를 삭제하고 난 후에야...
안드로이드 정이는 생사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그때마다 피할 수 없는 되는 고통과 업(業)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근접격투에서 판단도 군더더기 없이 수행하여 전투 능력도 향상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정이는 몸은 의체이고 기존 기억의 일부는 (해방을 위해) 강제 삭제되었지만...
정이의 뇌는 5욕 7정을 가지고 있어 순수 AI 로봇 경찰이나 순수 AI 전투 로봇과는 다른 존재입니다.
어떤 식으로 다음 얘기가 펼쳐지게 될까요?
영화 정이는 허술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조악하다고 해도 실드 쳐주기 어려울 정도로요...
그래도 다 보고 나면 다음편의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왜냐하면 구속에서 해방이 되고 관계를 이어나가기 어려워지게 되었을 때, 인격체를 가진 자아는 어떤 일을 꾸미고 어떤 결과가 나오기를 원하는 것일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날림으로 만든 설정이나 덜 다듬어진 대사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반대합니다.
독창성에서는 그럭저럭 신선한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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