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불패 2는 원작이 없는 순수창작물에 해당합니다. 동방불패의 스핀오프 작품.
동방불패 영화에서는 동방불패(임청하)가 대결에서 큰 부상을 입었고 영호충(이연걸)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동방불패 2 영화에서는 동방불패가 죽지 않았고 부상으로부터 회복했지만... 심경의 변화로 일월신교를 떠나 홀로 은둔하는 것이 영화의 설정입니다.
이렇게 퍼스날리티가 급격하게 바뀐다니... 규화보전을 다 익히고 나면 두뇌까지 재구성이 되는 거 같네요. 그렇게 설정하지 않고서는 영화의 흐름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동방불패가 사라지자 자신이 동방불패라고 칭하는 사이비 종교지도자들이 등장하고, 동방불패를 추종하는 세력은 이성이 마비되어 거의 미쳐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는 한편 서방의 세력은 중국의 보물을 탐내어 침공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명나라 때 묘족의 반란이 있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명나라와 화란인 (네덜란드) 분쟁에서 명나라 해군은 네덜란드 해군과 전투를 벌인 것도 역사적 사실이라고 합니다. 명나라가 네덜란드 해군을 대상으로 압승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역사적 팩트와는 다르게 영화에 서방에 대한 피해의식과 거부감이 들어가 있습니다.
수백 년 후 서방과 불평등 조약과 조계지와 조차지를 제공하는 시대를 거친 사람이라면 이런 마음이 이해가 갈 법도 하지만... 영화상 설정해 둔 시대와 맞지는 않습니다...
이성이 마비되어 있고 사이비 종교지도자를 따르는 세력을 그려낸 것은 어쩌면 1997년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는 것을 앞두고 있던 당시 홍콩인들이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와 고민과 심경이 영화에 약간은 투영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서방의 개입이 묘사된 이유는 동방불패 2부작이니 동방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서방까지 포함해서 동서방불패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술좌석의 농담 같은 것이 반영이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게다가 네덜란드 해군을 격파해 준 것도 동서방불패였다고. 어때? 그럴싸 하지?).
그 당시의 홍콩 영화는 너무 잘 나가고 있어서 그런 배포나 객기가 통했을 수도.
그러나 영화상에서 동방불패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자기모순? 자가당착? 에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어 영화를 끝까지 보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뇌피셜로... 규화보전의 마지막 단계???인 두뇌를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정체성 혼동이 온 설정인 것인지...)
그리고 영화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고장풍(우영광)의 입장 변화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철선심(왕조현)의 역할 역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영화상 등장인물은 다 세팅이 되어 있지만 그 등장인물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고 사건을 계기로 캐릭터가 발전한다거나 흐름이 뜻하지 않게 뒤틀리는 것도 아니다 보니 보니... 영화는 무뇌적으로 정처 없이 흘러가기만 할 뿐입니다. 액션만 범벅일 뿐이고...
영화는 봤지만 이해하기는 포기해야 할 것 같네요... T라서 감당할 수 없습니다...
임청하가 T(MBTI T와 F중에)였다면 이 영화가 임청하가 홍콩영화에 환멸을 느끼고 은퇴한 이유 중의 한 조각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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