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II [2021] 4K UHD

raker 2023. 12. 4. 00:52

TV판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5-1996]을 극장판으로 리부트 한 안노 히도아키 감독은 에반게리온: 서 [2007], 에반게리온: 파 [2009], 에반게리온: Q [2012]에 이어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II로 끝맺음했습니다.

 

세컨드 임팩트와 같은 지구적인 재앙에 맞서 국제연합은 네르프라는 비밀 조직에게 작전권을 넘기는데...[이하 생략]

 

사실 이 시리즈는 파편화된 대화와 대응의 조각으로 이뤄져 있어서...

전체의 얼개와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게다가 그 괴상한 명칭 (성경책에서 빌려온)들이란!

이런 파편속 장면을 꿰어서 큰 그림으로 볼 수 있고 세부에 있어서도 손바닥 보듯이 잘 알고 계신 분은 오타쿠 인정합니다.

저는 파악하는 것을 곧바로 포기한 사람입니다. ㅎㅎ.

다만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캐릭터 상당수는 결손이 되어 배신당하거나 학대를 받아 붕괴된 유년시절을 보낸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밖의 것들은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굳이 깊이 알고 싶지도 않고요. 이런 점에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과 비슷한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다는...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II에서도 러닝 타임의 매우 상당 부분을 니어 서드 임팩트를 만들어낸 아카리 신지가 자신이 어떤 것을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저질러버린 문제에 대해 괴로워하며 무반응으로 저항하고 부정하고 도망가다가...

인정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손으로 수습해 보겠다는 모습이 다뤄지고 있고, 거기에 덧붙여서 신지의 요청으로 이뤄진 부자간의 대화에서 아버지 이카리 겐도의 긴 독백 비슷한 대화가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 독백이 복잡한 스토리와 그가 행하려는 모티베이션을 이해하는 데 약간의 힌트는 될 수 있겠으나... 뭐 그런다고 해도 이카리 겐도의 소시오패스적인 생각이 정당화될 수는 없겠지요)

저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자세히 알지 못해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II에서 떡밥이 얼마나 회수가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

그래도 신지가 괴물 같은 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한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안노 히도아키 감독이 극의 마무리를 잘 해내긴 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9에서 실패했던 것을 그래도 신 에반게리온에서는 꾸역꾸역 해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끝맺음하기 어려운 시리즈인데 마무리를 그런대로 잘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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