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데스크 탑 오디오 선택 과정 - 스피커

raker 2023. 7. 3. 19:53

2022-01-04

방에 있는 27인치 아이맥과 홈팟 미니 2대의 단출한 조합으로 꽤 쏠쏠하게 좋은 사운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호의적인 가격에 이렇게 밸런스가 잘 잡힌 소리를 즐길 수 있게 해 주다니 애플의 자비에 고마워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airplay2 연결이 계속 끊어져서 사용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맥 OS 몬터레이에서도 그렇고 iOS 15.x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irplay에만 계속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그전부터 생각해 왔던 데스크톱 오디오 시스템을 꾸며보기로 했습니다.

시스템 구성은 의도. 지향점을 결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인데요.
전부터 생각해 왔던 데스크톱 오디오 재생 시스템의 콘셉트는 심플하지만 고성능 재생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제일 먼저 고려했던 제품은 KEF LS50 Wireless II였습니다.
고역은 Class AB증폭 앰프로 처리하고 저역은 Class D증폭 앰프로 처리한 설계가 마음에 들었고 HDMI 입력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HDMI 입력은 당장에 사용할 계획은 없지만 이런 것까지 있다니 든든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airplay2만 가능하고 USB 입력을 받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다음에 고려해 봤던 재생 시스템 콘셉트는 심플함을 중시하고 고성능 재생은 포기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번에도 제일 먼저 고려했던 제품은 KEF LSX 쳤습니다.
전대역을 Class D증폭 앰프로 처리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이즈를 생각하면 필연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으니… 기대치를 많이 낮춰야 합니다. 
금액적인 면에서는 부담이 적긴 했지만... 물건의 가치라는 것이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가 마음에 들었을 때만 가치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것인지라... 
이 제품이 저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계속 지속시킬 수 있을지 물어보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과연 내가... 그게 가능한가?

그다음에는 KEF LSX 보다는 탄노이 Gold 5 액티브 스피커가 나은 결정일 것 같아 보였습니다. 
Class AB증폭 앰프를 내장했고 DAC는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아서... 볼륨 컨트롤이 되는 DAC를 추가해야 합니다.
소리만 좋다면 이것도 괜찮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만... 
그런데... 어쩐 일인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네요. 굳이 제가 구입해서 검증해야 하나 싶어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 후에는 패시브 스피커를 사용한 소형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해 볼까 하는 생각도 스멀스멀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되겠다 싶은 이유는 몇 년 전에 장만해 놓은 후 방치되어 있는 Schiit Audio AEGIR 파워 앰프 2대를 활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일반 오디오 영역이라 많은 선택지가 있고 다양한 견해가 있는 카오스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유튜브에 해외 유튜버가 올려준 비교데모가 스피커 선택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헤드폰의 세계에서는 fun sound, U shape, V shape라는 제품을 형용하는 소리를 종종 들어봤지만, 스피커의 세계에는 그런 게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군요.
나름 많은 오디오 제품을 접해본 유튜버나 이력이 오래된 오디오 리뷰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 중에도 Fun sound (V shape, U shape)를 지향하는 제품이 있었고, 하모닉스가 처참하게 망가진 것도 있고, 음조가 처진 것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잘못 설계된 스피커, 오랫동안 다듬어 왔지만 여전히 세상으로 나와서는 안 됐어야 할 스피커들이 있다니 안타까왔습니다.
이렇게 물이 혼탁해서야... 
이런 괴상한 제품으로 처음 오디오를 접한 분들은 금방 오디오에 흥미를 잃게 될 것 같네요.

그러던 중 제가 사용할 용도에 잘 맞고 잘 설계된 제품을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구축해야 할 오디오 시스템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축할 오디오 시스템의 콘셉트는 작은 음량에서 밸런스가 잘 잡히고 다이내믹스 표현폭이 넓고 고품위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큰 음량을 내지 못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다음 스피커 후보 중 제가 선택한 제품은 어떤 것일까요?

1번 후보: KEF Q150
5인치 (130mm) 드라이버를 탑재한 KEF Q150 스피커는 단단하지 않은 인클로우저를 가지고 있고 이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재생 음량이 커야 한다면 단점만 보일 제품일 것입니다. 
울림을 견뎌내지 못하고 벙벙 거립니다.

하지만 재생 음량이 작을 때면 엄청난 재생 능력을 보여줍니다. 
즉각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게 하는데 큰 보탬이 됩니다. 
이런 설계 특성은 그런 방면에서 획기적인 제품이라 할만한 Russell K 50 스피커 라던지 Kiso Acoustic HB-X1 스피커를 연상하게 합니다. 

2번 후보: KEF LS50 Meta
KEF의 유명작 KEF LS50 Meta 같은 경우는 대형기를 부러워 하지만 도입할 수 없는 오디오 애호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이라 할만한데요…
KEF LS50 Meta는 큰 소리를 낼 수 있게 하고 나무 통울림을 제어하기 위해서 bracing을 강화시켰는데… 
오디오에 사용하는 재료는 어느 한쪽을 강화시키다 보면 다른 쪽은 잘 풀리는 부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bracing강화 덕분에 벙벙 거리는 소리가 나오진 않으나...
그 대가로 Russell K 50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가질 수는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제아무리 강력한 앰프를 연결한다고 해도 상실된 민감 반응 능력을 되살리지는 못합니다. 
스피커의 인클로우저를 재제작해야만 민감 반응 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구형 B&W 800 D 시리즈 제품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와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3번 후보: KEF Q350
6.5 인치 (165mm) 드라이버를 탑재한 KEF Q350의 경우에는 Q150보다 큰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해외 유튜버 분이 좋아하는 이유를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톤이 낮아져서 이질감이 들고 집중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것은 Russell K Red 100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바닥은 비슷한 실수를 끝없이 되풀이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