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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오디오 라이프 결산

raker 2023. 7. 2. 08:03

2021-01-10

2019년도 연말께에는 한 해 동안 벌여온 오디오 개선 작업에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할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해를 더 지내고 2020년을 결산해 보니 그간에 쌓아온 경험과 만족을 부정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대체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이없지만… 성숙에는 이런 부정의 과정이 필요한가 봅니다.

하지만 심사숙고하고 오디오를 개비하는데도 불구하고 매해 매해가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는 건... 오디오 라이프의 미스터리 한 부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파워 케이블을 제대로

파워 케이블을 재정비했습니다. ETI Research 전원단자로 교체한 Final Touch Audio Elara 파워 케이블은 수입원에서 빌려준 3600불짜리 쿠발라 소스나 리얼라이제이션 파워 케이블보다 더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쿠발라 소스나 리얼라이제이션 파워 케이블은 투수의 손가락 끝에서는 최대치의 힘이 실리지는 않지만 플레이트 앞쪽에서 마구 타입의 미스틱한 궤적으로 타자를 마비시키는 타입의 느낌이라면, Final Touch Audio Elara 파워 케이블은 투수의 손가락에서 흩뿌려지는 순간에 최대치의 힘이 실리는 묵직한 직구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현재 벽체와 멀티탭 사이의 인입선, DAC, 네트워크 스위치용 파워 서플라이, 룬 코어용 파워 서플라이, 룬 파일서버용 파워 서플라이에 Final Touch Audio Elara 파워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포 UDP-203 플레이어, 클라세 CA-300 모노블럭, MSB the Isolaton Base에 반덴헐 메인스트림 하이브리드 파워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랙을 제대로

2008년 오디오 시스템을 방에서 거실로 옮겼을 때 도입한 오디오 랙을 십여 년 만에 보완하게 되었네요. 아르테사니아 오디오 Floor Platform를 파워 앰프용으로 도입했습니다. DAC는 임시로 파워앰프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네트워크 시스템은 파워앰프와 DAC와 멀리 떨어진 곳에 옮겨뒀습니다. 책장에 어설프게 올려두고 있던 네트워크 장비들을 모두 오디오 랙에 거치시켰습니다. 예전에는 모래 위에 탑을 쌓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리뷰할 제품을 다른 오디오 시스템에서 들어보면 특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에 비해 제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그렇게까지 두드러지게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었는데, 아르테사니아 Floor Platform을 도입하고 네트워크 시스템을 오디오 랙에 제대로 수납하고 나니 염려스러웠던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 같습니다.

 

인터커넥트를 업그레이드

이전에 제가 사용하던 인터커넥트도 사기캐라고 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상을 주던 제품이었지만 Final Touch Audio Ganymede는 또 다른 레벨의 고급 인터커넥트의 세계를 선보여줬습니다.

다이내믹스 표현 폭이 매우 넓었고 음악의 프레이징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무한 레벨의 힘의 계조 표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선이지만 촉감이 거칠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유전체를 사용했을 때 가지게 되는 특유의 버릇을 가지고 있지 않는 점도 이 제품의 특출 난 점입니다.

오디오 시스템의 재생 수준이 올라갈 때마다 Ganymede는 그에 상응하는 표현을 제한 없이 해주는 데서 이 제품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 개비

다룰 내용이 많아서 별도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1년 전의 오디오 시스템에 비해 순도를 표현하는 능력과 음악의 미묘한 흐름을 표현하는 능력이 좋아졌습니다. 이전에는 무딘 소리를 내주는 것과 과하게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것이 공존했고, 재생음의 디테일이 부족했고 하모닉스를 표현하는 능력이 미흡했고, 다이내믹스를 표현하는데 제한이 있었습니다.

비록 메인 시스템은 작년과 달라진 점은 없지만,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1년 치 쌓이고 나니. (또 그와 상응하는 어마어마한 비용도 치르고) 제 오디오 시스템에서 이런 정도의 레벨로 소리가 좋아질 줄은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