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프로세서

MSB Signature DAC V 제대로 소리내 봅니다

raker 2023. 6. 27. 20:47

2018-08-25

디지털 오디오 재생기의 세계에서 세상은 빨리 돌아가서 스트리밍이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못 본 척 무시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였는데요... 제 오디오 시스템에서 개선해야 할 항목이 많이 남겨져 있기도 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가만 놔두지 못하는 성격상 답이 없는 컴퓨터를 대상으로 한 힘겨운 씨름할 것이 막연히 두렵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스트리밍의 음질적인 완성도란 것이 꼭 해보고 싶은 목표의식을 가지게 할 정도는 아니기도 했고요. 게다가 결정적으로 MSB Signature DAC V에는 UPNP 만 지원하는 렌더러 입력밖에 없던 터여서... MSB에서 Roon과 UPNP를 동시에 지원하는 신형 렌더러 모듈이 나오고 난 이후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구실을 생각해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4월 MSB에서 roon ready가 되는 두 번째 버전의 renderer이 개발되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Select II DAC & Reference DAC용 렌더러 모듈과 Analog DAC용 렌더러 모듈에 비하면 DAC V용 렌더러 모듈은 개발이 수개월 늦어졌습니다. 펌웨어 안정화시키는 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고 하고 기존에 DAC V용으로 사용하던 Pro I2S 카드도 신형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하는 걸 보면 작업 난도가 높았던 모양입니다. 어려운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업데이트를 지원해 준 MSB사에 고마웠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약간의 비용으로 최신 입력기능을 갖출 수 있게 되어 제품을 최산 사양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거든요.

그러다가 며칠 전, 수입원 GLV를 통해서 DAC V용 신형 렌더러 모듈이 입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GLV로 MSB Signature DAC V를 들고 가서 렌더러 입력을 설치했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도 시켜줬고, 룬에서 동작이 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테스트 삼아 렌더러 입력보드를 통해 여러 곡을 재생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가 간과하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볼륨 설정을 1dB씩 조절하는 standard 설정 대신 0.5dB씩 조절하는 설정으로 놓고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GLV 사장님은 0.5dB씩 조절하는 설정에서는 포커스가 흐려지고 힘이 잘 실리지 않고 장막이 낀 것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걸 발견하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비교해 들어보니 정말 그랬네요. 1dB씩 조절하는 설정으로 돌려두면 선명한 소리가 나와줍니다.
돈 안 들이고 수백만 원어치 소리가 향상되었네요

덧붙여서 MSB Signature DAC V에서 발견한 사항이 있는데 MSB Signature DAC V는 언밸런스 아날로그 출력에서만 소리가 좋은 게 아니라 밸런스 아날로그 출력에서도 소리 잘 나와주네요. 

MSB Signature DAC V 밸런스 아날로그 출력 -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R (Gen4) - 비올라 브라보 2 파워 앰프 - Kimber KS6068 - YG Acoustic Sona 2.2 조합이었는데 스피커를 울리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MSB Signature DAC V의 언밸런스 출력에서만 소리가 괜찮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요... 그것은 하필 그 제품에 연결했을 때의 결과일 뿐이라고 것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멀쩡한 제품을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집으로 복귀해서 볼륨 설정을 1dB씩 조절하는 standard 설정으로 두었습니다. 소리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이제야 알게 된 게 아쉬웠습니다. 힘들게 들고 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MSB Signature DAC V의 렌더러 입력은 일단 기능만 확인해 둔 상태입니다. 좀 더 준비가 될 때까지는 렌더러 입력을 사용하지 않고 브라이스턴 BDP-2의 IAD 디지털 오디오 출력보드에서 나오는 S/PDIF 디지털 출력을 이용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