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31
GLV에서 MSB Analog DAC를 청취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제품은 해외 리뷰에서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냥 좋다는 정도가 아니라 아날로그 소스(LP)의 미덕이 언급이 되는 이례적인 리뷰를 받았지요. 그러나 Analog DAC를 접한 첫인상으로는 해외의 찬사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더 오래 들어보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왜 그런가 싶어 제품 세팅과 연결상태를 살펴봤습니다. 밸런스 출력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고 순정발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Finite Elemente Ceraball을 부착해 두었네요. Ceraball을 부착한 이유를 물어보니 MSB는 Isorack 댐핑 기술을 개발해서 모든 제품에 적용했으나 Analog DAC에는 적용을 하지 않아서 진동측면에서 보완해주려고 했다는 겁니다.
빠른 반응과 선명한 소리를 내주면서도 음 끝을 곱게 다듬어서 강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해주고 싶다면 Ceraball이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볼을 사용한 진동 액세서리는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부분을 희생시키고 왜곡시키는 부분도 가지고 있습니다. 볼을 사용한 진동 액세서리를 사용할 경우 찰현악기를 재생할 때 인공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활질로 현을 마찰해서 현이 떨리고 울림이 발생된다는 느낌이 나지 않으며, 그보다는 활이 줄 위를 저항 없이 스르륵 미끄러지는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연주자가 보우잉에 어느 정도의 힘을 실어서 연주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장님께 이런 경향에 대해 알려드리고 ceraball을 떼고 들어보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MSB Analog DAC의 밸런스 출력이 별로인 것 같으니 싱글엔디드 케이블(RCA)로 연결해 달라고 했습니다.
조치를 마친 Analog DAC의 소리를 듣고 나서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정위감(악기 혹은 발성체의 상대적인 위치를 정확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과 밀도감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오케스트라 곡을 들어보면 공연장에서 들었을 때에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저절로 음악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래서 MSB Analog DAC를 얘기할 때 아날로그 소스를 언급하는가 보다 싶습니다.
참고 삼아 델타시그마 방식의 DAC칩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 연결해서 동일곡을 들어봤는데, 이 제품을 통해서는 Analog DAC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정위감이나 밀도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MSB Analog DAC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들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이미 듣고 난 다음이라...
이 대목에서 MSB Analog DAC은 델타시그마 방식의 DAC칩을 사용한 제품이 따라올 수 없는 something special 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순정상태에서 최상의 성능을 나오게 하다니 MSB 제품들이 대단하네요. 불필요한 트윅을 시도하다가 그런 특별한 특성을 잃게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족으로 저는 MSB Analog DAC 덕분에 볼을 사용한 진동 액세서리가 또 다른 형태를 왜곡시킨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볼 액세서리는 소리가 어느 기점에서 특정 방향으로 뻗어나간다는 방향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도록 재생신호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DAC를 사용했다면 그런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볼을 사용한 모든 제품이 다 그렇다고 한다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닌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그래도 어쨌거나 볼을 사용한 액세서리는 조심해서 살펴볼 이유가 하나 더 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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