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1 17:37:21
리모델링한 체스 오디오 시청실에 방문했는데 저역이 벙벙대고 저역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 큰 문제인 듯싶었습니다.
시청실이 예전보다 훨씬 더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 웨이 라이도 어쿠스틱스 D-1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공간이 비좁다 싶을 정도로 부풀어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저역이 부풀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집력은 약해서 에너지는 많이 모자란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사장님께 제가 느낀 점을 말씀드렸고 스탠드 바닥에 스파이크를 달아 스파이크가 패브릭 타일을 뚫고 바닥에 닿게 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설계 콘셉트상 스파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네요… 그래서 패브릭 타일 위에 뭔가 단단한 판을 깔아보는 게 좋겠다고 제안해 봤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이 갑자기 생각이 떠오른 듯 스피커 아래쪽 패브릭 타일을 뜯어내고 스피커 스탠드가 맨바닥에 닿게 설치했습니다.
빙고! 그러자 이후에 스피커가 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벙벙대던 저역은 타이트해지고 에너지감도 좋아졌습니다. 잘 만들어진 스피커라는 걸 이제야 알아보게 되었네요.
저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문제를 해결한 데다가 좋은 제품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는데… 사장님은 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시청실에서는 스피커의 진가를 드러나게 할 수 있었지만 오디오 쇼룸 이라던지 기타 장소에서 스피커를 데모하는 곳에 카펫이 깔려있을 경우 스피커의 진가를 드러낼 수 없는 게 걱정되어서라고 하네요. 최적의 스피커 데모를 위해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적합한 받침대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다음 주, 스피커 받침대로 써보면 어떨지 궁금해했던 오디오 보드를 몇 개를 들고 다시 방문했습니다.
제 스피커에서 테스트해보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엄두를 낼 수 없어서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출전 선수는 심포지엄 어쿠스틱스사의 svelte shelf (355.6 X 482.6 X 15.9 mm, 5.4kg), 타옥 사운드보드 SCB-RS-HC50G (450 X 500 X 52 mm, 10kg),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보드 (470 X 385 x 20 mm, 2kg)
첫 번째 출전 제품은 심포지엄 어쿠스틱스 svelte shelf입니다.
이 회사의 개발진은 진동이 매질을 통과하면서 전달되거나 반사하거나 하는 현상을 제대로 파악했고, 음향 임피던스가 다른 복합층구조를 사용하면 진동에 방향성을 가지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고, 진동을 중앙부 폴리머 층으로 보낸 후 기계적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변환시키도록 고안했습니다. 오디오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과학적인 발상을 했다고 해야겠습니다. 방법을 공개한 배짱에서 카피 업체들이 따라 만들 수 없을 거라는 당당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피커와 스탠드를 물렁한 패브릭 타일 바닥에 올려두었을 때 재생음이 어수선해지고 벙벙대던 것에 비해 svelte shelf에 스피커와 스탠드를 올려두면 소리에 골격이 확고해지고 소리에 심지가 있게 들리고 타격감이 뛰어납니다. 퍼지는 소리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소리가 매우 선명하게 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특정 대역의 살집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 허전한 부분이 생기는 현상이 느껴지고 선명함이 극단적인 것 같아 불편해졌습니다. 이런 소리를 오래 들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이 제품은 제 기준에 마음에 들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변호를 하자면 이 제품이 태어났던 시대의 오디오 수준을 반영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십여 년 전에는 비엔나 어쿠스틱 스피커라든지 베리티 오디오 같은 중역이 둔중한 오디오들이 많았던 시기여서 그런 제품을 보완하기 위한 제품이 필요했고, 심포지엄 어쿠스틱스 제품은 나름 역할을 다했다고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의 스피커에는 오조준된 오디오 액세서리를 적용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다음 출전 제품은 타옥 SCB-RS-HC50G 사운드보드입니다.
MDF 나무판 사이에 진동 감쇄특성을 가지고 있는 주철을 분말 형태로 한 층을 채웠다는 것인데요. 게다가 주철가루를 벌집 형태로 늘어놓았기 때문에 특정 대역이 집중적으로 작용이 되는 것도 줄이고 너무 무거워지고 재료비가 너무 높아지는 것도 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제품은 자매제품에 비해서 표면도장에 금속분말을 포함시킨 고사양 제품이라 하겠습니다.
타옥 SCB-RS-HC50G 사운드보드에 DAC나 인티그레이티드를 올려둘 경우 소리를 군인처럼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바람직스럽지 않은 편이었는데...
스피커에 적용했을 때의 결과는 매우 뛰어났습니다.
스피커가 완전하게 소리를 내주게 합니다. 위에서 아래까지 부푸는 부분도 없고 잘라먹고 나오지 않는 부분도 없습니다. 프레이즈는 중간이 빈다거나 분절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꽉 차있고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표현됩니다. 여러 음악을 계속해서 듣게 만들었는데... 이러다가 데모곡을 죄다 들을 판이라 강제로 다음 제품으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보드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보드는 소스기기 아래에 받쳐두었을 때 훌륭한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그에 비하면 스피커 아래에 받쳐두었을 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다이내믹스의 표현폭이 급격히 줄어들고 에너지감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저로서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그런 축소된 세계에서 잘 다듬어진 세계를 표현하고 있어 어떤 면에서는 나름 일본적인 미학이 담겨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분재처럼 만들어 버렸다는 느낌입니다.)
저는 어쿠스틱 리바이브 RHB-20 히코리 보드를 그냥 소스기기용으로 잘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장원은 두말할 것도 없이 타옥 SCB-RS-HC50G 사운드보드였습니다.
체스 오디오 사장님도 매우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작년도 오디오 쇼에서 체스 오디오 부스의 데모가 예년에 비해 부진했었는데... 올해부터는 다시 실력을 발휘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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