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우퍼

레벨 퍼포머 B15 서브우퍼

raker 2023. 3. 19. 09:58

2007/10/10

서브 우퍼를 제대로 경험하고 보니 꼭 있어야 할 품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프런트 스피커만 가지고 운용했을 때 잘 안 들리는 대역이 감성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있었지만, 서브우퍼를 사용하게 되면 프런트 스피커의 명료도가 더 높아지는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결정할 것이 서브우퍼를 영화전용으로 사용할 것이냐 영화/음악 겸용으로 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잘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으나 제 멀티채널 시스템의 지향점이 아무래도 영화 쪽이라기보다는 음악에 무게가 실려있어서 음악을 제대로 재생할 수 있는 서브우퍼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음악용으로는 밀폐형 서브우퍼가 좋다고 하는데 여러 제품을 알아보다가 레벨 퍼포머 B15이 밀폐형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레벨 퍼포머 M-20 북쉘프 스피커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안성맞춤이겠더라고요.


레벨 퍼포머 B15를 들이고 나니 덩치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배송 박스가 커서 미닫이 현관문을 떼어내야 들일 수 있었어요.
받침대로는 유아들이 노는 매트를 잘라서 괴어두었습니다.
15인치짜리 우퍼라는 것은 제가 처음 운용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스피커 사이에 두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나중에 브라운관 TV를 쫓아내면 그 위치에다 두면 딱 좋을 것 같았습니다.

페이즈와 이퀄라이징은 설정하지 않고 음량만 맞춰둔 상태에서는 정재파로 인해 45Hz 대역에서 저역이 너무 튀었었습니다.
DTS 로고가 나오는 경우에 방을 흔들 것 같이 큰 소리가 나서 속이 메슥거릴 사람도 있겠다 싶었었고요, 스타워즈 에피소드 2 첫 장면에 아미달라 의원이 탄 은색 비행선이 저역에너지가 큰 소리를 낼 때도 소리가 무척 커서 마찬가지로 메슥거림을 유발할 것 같았습니다. 음악에서는 킥드럼이 팽팽하게 들리지 않고 펑퍼짐하게 들렸습니다.

나중에 Revel LFO 소프트웨어의 지시에 따라 음량/페이즈/이퀄라이저까지 모두 세팅을 해놓고 나니 저역이 부족하지도 않고 너무 많아서 튀지도 않고 딱 좋더군요. 문제의 장면들이 이제는 거슬리지 않고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음악 재생에서의 3 band 쿼드라틱 이퀄라이저의 효과는 아주 드라마틱했습니다. 킥드럼이 탄탄해졌습니다. 이젠 저역이 더 이상 소음이 아니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서브우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교묘하게 소리 나게 된 것이 잠깐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결정으로 서브우퍼를 두었는데 이왕이면 서브우퍼의 존재감을 즐기고 싶은 생각도 들었던 거죠. 다행히도 며칠 지나니 이런 억울한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대신에 이젠 센터 스피커를 좀 좋은 것으로 바꾸거나 프런트/센터용 스피커 케이블을 좀 좋은 것으로 바꿔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브우퍼를 들이고 난지 얼마 지났다고... 올해는 더 이상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