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인크레더블 헐크 [2008]

raker 2023. 3. 26. 09:37

2008/11/27

이안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 '헐크'를 보고 실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영화 '인크레데블 헐크'는 원작의 느낌을 살려내어 좋은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기사 원작의 느낌이란 거라고 해봤자 원작 만화는 아니고 원작을 바탕으로 한 TV시리즈물 '두얼굴의 사나이'가 기준이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원작의 느낌을 얘기할 처지가 되지는 못하겠네요. 어쨌거나 인크레데블 헐크는 두 얼굴의 사나이와 같은 정서를 밑바탕에 나누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어렸을 때 가족들과 함께 봤었던 두얼굴의 사나이에서 주인공은 우리나라로 치면 탈영병처럼 항상 사회의 주변부를 맴돌며 도피를 합니다. 그런데 어느 장소가 되었건 간에 꼭 한 번씩 뚜껑 열리게 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사회의 부조리를 발견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헐크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는 헐크로 변하는 걸 원치 않지만 TV를 보던 사람은 헐크로 변신해서 나쁜 놈들을 혼내주기를 바라곤 했었죠.

인크레데블 헐크에서는 주인공이 그런 주변을 맴돌며 도피하는 사람의 불안한 표정과 분위기를 아주 잘 소화해 냈습니다. 헐크라는 캐릭터나 소재는 주류세력에서 쫓기는 어두운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선량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다른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있어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는 시점이 되더라도 변신한 그를 응원해 주게 만듭니다. 이 점은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보고 느끼게 되는 심성과 대조된다고 봅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오만함과 배타적이라는 느낌을 주어서 독자나 관객이 거리감을 두고 지켜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헐크의 캐릭터는 임꺽정이나 로빈훗과 비슷하므로 이런 캐릭터의 특성을 잘 이어받는 후속편이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크레데블 헐크는 좋은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에 급속하게 오락영화스러운 성격을 띠게 되면서 성인용으로서는 약간 성숙함이 덜하다는 게 아쉬움을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편에서 헐크를 많이 망가뜨려 놓아서 후속 시리즈에 민폐를 끼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OTT 콘텐츠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7 퀀텀 오브 솔러스 [2008]  (0) 2023.03.26
벼량 위의 포뇨 [2008]  (0) 2023.03.26
맘마미아 [2008]  (1) 2023.03.26
스피드 레이서 [2008]  (0) 2023.03.26
스타워즈 클론 전쟁 [2008]  (0) 202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