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3
기성품 스피커케이블은 터미네이션이 되어 있으니 사용자가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만 벌크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할 때는 터미네이션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대개는 바나나플러그를 구입해서 조이는 식을 사용하곤 하지요. 하지만 조임식 결선은 얼마 지나면 헐렁해지고 피복이 벗겨진 나선도 산화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데 WBT 클림프 슬리브를 사용하면 터미네이션에 드는 가격도 많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재질 면에서도 기성품 단자를 상회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기성품 말굽/바나나 단자는 음질을 우선시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음질을 우선할 것인가 가공성이나 보존성을 우선할 것인가를 놓고 결정을 해서 최적점을 찾은 것들입니다.
WBT의 경우는 가공성이나 사용시의 내마모성을 고려하여 기계적인 강도를 가지는 합금을 선택했습니다. 합금은 전기 전도도가 낮아지므로 신호 전달 면에서는 악영향을 미치게 되겠지요. DH Labs나 일본업체에서는 사용 시 물러짐이나 구부러짐 등의 물리적 강도나 보존성을 약간 포기하는 대신에 동의 순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대만산 저가형 바나나 단자는 가격에 맞추기 위해서 동의 순도를 높일 수는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제품은 음악의 생동감이 저해되고 음의 순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귀에 들립니다.
한편 WBT 클림프 슬리브는 개념상 기계적인 강도를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잘 구부러지는 것이 미덕이 되는 존재지요. 클림프 슬리브는 고순도동에 금도금을 하여 전도성 면에서는 일반 단자보다 유리해지게 됩니다. 원래는 이렇게 클림프 슬리브를 하고 WBT 단자에 끼워서 나사로 조이는 것이 각본이지만... 벌크선을 사는 입장에 비싼 WBT단자를 사기는 좀 어렵겠죠. 그래서 WBT단자는 사지 않고 그냥 클림프 슬리브나 클림핑 해서 그걸 스피커 단자에다 그냥 연결하자는 거죠.
제가 이렇게 해서 14 AWG짜리 바이와이어링 스피커 케이블을 터미네이션 하는데 든 비용이 12000원입니다. 물론 WBT 클림핑 툴을 구입해야 하므로 초기투입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걸림돌인데요. 이걸 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심 쓰면 좋아할 사람들이 많아지겠다 하는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WBT클림핑 슬리브로 연결하고 나니 약간 거칠었다는 인상을 주었던 소리가 단정하게 잘 자리 잡혔다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대만산 바나나 단자보다 비용은 적게 들고도 소리면에서 좀 더 고급스러운 소리를 지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걸 멀티채널에도 전부 적용해 볼까 고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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