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9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전 세계의 리소스를 엮어서 만든 것을 느끼게 되는데요... 원작은 일제지만, 제작진이나 기술은 미국 것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홍콩영화스러움도 보이네요. 이제는 매트릭스가 성공하고 나서 매트릭스스러움이라고 불러야 할까나.
만화 원작은 본 적이 없지만 전작인 애플시드 OVA를 봤기 때문에 엑스마키나는 원본의 느낌에서는 많이 멀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단순한 톰보이가 아니더라고요. 기계나 스토리 텔링에 중점이 된 것 같은 살풍경한 느낌에서 등장하는 사람의 감정이 영화를 끌고 가는 것으로 변한 셈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원작이 지닌 개성이 흐려진 거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코스모폴리탄적으로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변경을 지지합니다. 보이는 그림이나 주인공의 감정과 감성이 보편성을 띄게 되어서 그런지 일본어 더빙의 오리지널리티가 특별하게 돋보이지는 않더군요. 영어 더빙도 아주 훌륭했고 프랑스어로 전달되는 느낌도 괜찮았습니다. 더빙에 참가한 미국과 프랑스의 성우들이 영화상의 캐릭터에 잘 빠져들 수 있는 영화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오디오 트랙에서 아쉬웠던 건 프랑스어 더빙은 2채널만 지원했다는 것과 높은 음성대역에 노이즈가 섞여 들어간 점이 되겠고요. 블루레이 타이틀인데 오디오는 돌비디지털이 수록되었다는 점은 흉이 될만합니다.
미국인이나 프랑스인들이 자막을 보는걸 싫어해서 오디오 더빙을 넣은 것이나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서 그 나라 오디오 더빙이 들어간 것이나 한심하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운 건 오디오 더빙에 비해서 훨씬 낮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자막작업이 덜 된 상태로 타이틀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영어로 된 오디오 코멘터리가 들어있는데 오디오 코멘터리는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영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집중해 듣기는 쉽지 않네요.
영화적인 면에서 보자면 장면이나 설정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것들이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서 독창성이라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보기 좋게 잘 연결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통할만한 보편성을 얻은 SF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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