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베르디 트라비아타 DVD

raker 2023. 4. 30. 23:57

2005/02/12

95년도 코벤트 가든 실황공연을 담았습니다.
노년의 솔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도 있고 연주장르도 다르고 해서인지 오케스트라 연주에서의 과도한 용트림(?)은 없습니다.
비올레타역에는 떠오르는 디바 게오르규가 맡았습니다.

전체적인 공연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비올레타를 비롯한 전 출연진의 열연이 돋보였습니다. 노래만 찍 부르고 들락날락하는 오페라가 아니라 가슴아린 드라마 (비록 통속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이런 일들이 아직도 전 세계 곳곳에서 재현되고 있을 겁니다)로 표출되도록 한 연출 및 무대감독의 유니크한 성과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올레타는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으로 인해서 죽어가는 연기를 코끝이 찡하게 표현하는 연기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노래의 탁월함에 대해서는 토를 달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알프레도 역은 한량끼가 도는 부유한 농장의 자식이라기보다는 군인타입에 가까왔습니다. 노래도 알라냐가 노래했던 것만큼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수치심에 불타서 돈을 뿌리는 옹졸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아마도 연주자 스타일이 그런 것을 보고 연출자가 캐스팅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알프레도의 아버지 역할은 상당히 자애로운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근엄함과 당당함을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무대와 장면전개도 상당히 특이한 편이어서 노래 부르는 이를 부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비교해 본 다른 공연의 무대는 카메라로 이 가수 저가수를 잡아서 어설픈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이 타이틀은 부모님과 같이 시청했는데 어머니께서 십 대 때부터 여러 공연을 가봤지만 이처럼 효과적인 무대와 장면전개는 보기 힘들었다고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