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몽세라카바예 전성기 음반 소개

raker 2023. 4. 30. 23:53

2005/02/12

제게 있어서 몽세라카바예는 소리보다는 파바로티에 준하는 거구의 몸이 먼저 뇌리에 박혀 있었습니다.
이 소프라노는 파바로티와 동년배 세대의 오페라 가수이기 때문에 이미 전성기를 넘긴 상태입니다.
그 점에서는 한창 전성기이고 계속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나이를 같이 먹어가며 볼 수 있는 게오르규와는 정 반대의 상황에 있는 셈입니다.

몽세라카바예의 소리는 전성기를 지난 후의 소리만 들어봤기 때문에 심드렁해 있었는데 최근 유니버설에서 출시한 Only 카바예! 란 2장짜리 음반은 그녀의 절정에 달해있는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었습니다.
타고난 미성이어서 말하는 것처럼 쉽게 소리를 내는데도 너무나 아름답고 기교를 부리지 않은 것 같은 자연의 소리를 내줍니다.

아쉬운 점은 첫 번째 CD에는 전성기 시절이 담겨 있고 두 번째 CD부터는 약간의 퇴조가 눈에 띈다는 점이 되겠죠. 어쨌든 첫 장만 듣는다고 하더라도 참 좋은 경험을 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전해 듣기로는 성악가는 발성 방법에 따라서 전성기의 수명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카바예가 짧은 전성기를 누린 것은 입술 끝에서 바로 맺히는 발성방식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예전의 전설적인 여성 성악가들은 가진 소리를 바탕으로 카바예와 비슷한 위치에서 공명이 맺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최근의 여성 성악가들의 발성을 보면 광대뼈 부분이나 눈동자 높이에서 맺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발성 테크닉을 사용하는 것은 가진소리가 없을 때거나 가수로서 길고 오랜 수명을 위해서 선택한다고 하더군요.

캐더린 배틀은 한수 넘어서 아예 두성 공명을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엠마 커크비도 두성공명을 사용한 발성을 이용하고 있지만 레퍼토리를 잘 선택해서 바로크 시대의 곡에서 요구하는 절창을 선보이고 있는데 배틀의 경우는 발성방식과 레퍼토리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무식이 용감하다고 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죠. 헤헤.
배틀을 너무 깎아내린 것 같아서 팬들이 싫어하시겠네요...
다만 배틀의 모차르트 아리아(EMI, 앙드레프레빈 지휘)는 추천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