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베네라 기마디에바, 새로운 프리마 돈나

raker 2023. 4. 20. 07:49

2015/09/29

2014년 영국 글라인드본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 '라 트라비아타'를 수록한 블루레이 타이틀이 출시되었는데... 공연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나서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회사에서 택배로 수령하고 회사일 끝나고 저녁에 부모님 댁에 들러 고장 난 컴퓨터 모니터를 교체해 드렸습니다. 집으로 복귀하기 전에 부모님께 괜찮은 공연물인 것 같아서 블루레이 타이틀을 장만했다고 하고 잠깐 맛보기로 틀어봤다가... 결국은 끝까지 다 보고 나서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부모님 댁에 놓고 와야 했습니다.

 

베네라 기마디에바는 오페라 히로인으로 손색없는 시선강탈 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다른 배역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기마디에바만 눈에 들어옵니다. 소리는 미숙한 부분이 없이 완전체로 완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연기에도 몰입을 잘해서 천상 이 배역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오페라의 특성상 비올레타가 매우 중요하고 오페라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상대역인 알프레도도 잘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미카엘 파비아노는 테너 기근으로 고심 중인 오페라계에 많은 역할을 해줄 것 같네요.

 

1994년에는 안젤라 게오르규가 비올레타역으로 프리마돈나로 부상했고, 10년이 지난 2005년에는 안나 네트렙코가 비올레타역으로 명실상부한 프리마돈나가 되었는데, 그 뒤를 이어 2014년에는 베네라 기마디에바가 비올레타역으로 프리마돈나임을 스스로 증명해 낸 것 같습니다.

 

안젤라 게오르규는 공들여 가다듬은 발성으로 소리를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소리를 낸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자발적인 것 같지 않고 배워서 익힌 듯한, 가식적인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안나 네트렙코는 무대를 위해서 태어난 듯한 동물적인 배역 동질성과 자발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본디 가진 소리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아주 어두워요) 발성 테크닉으로 띄워서 소리를 내는데, 그런 발성 탓인지 때에 따라서는 기민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한편, 베네라 기마디에바는 가진 소리가 좋아서 말을 뱉어내듯이 바로 소리를 냅니다. 발성 테크닉에 많이 의존하는 것이 아니어서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베네라 기마디에바의 소리를 들으면서 몽세라 카바예의 발성방법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새로운 프리마 돈나 베네라 기마디에바의 출현에 설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