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05
음악을 전공한 사람은 음악의 원리도 모르고 화성학도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이 어떻게 음악을 알고 감상도 할 수 있느냐고 기가 막혀하는데요.
상대방에서 그렇게 나오면 답변이 궁색해지긴 합니다. 대개는 음악 하는 사람보다는 음악 하는 사람 뒤따라 주고 챙겨주느라 바빴던 어머니가 누가 더 잘했고 못했는가를 잘 분간하는 거 같더라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도망치기 일쑤입니다...
물론 음악을 전공한 사람도 음에도 옳은 음과 틀린 음을 분간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반 오디오 소리가 나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편이 되면 좋은 오디오를 가지고 싶어 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음악을 들을 때의 우선순위는 음악을 전공한 사람과 오디오를 하는 사람은 다른 것 같더군요. 음악을 전공한 사람은 음악가가 풀어놓는 해석에 집중하는데 비해서 오디오에 심취한 사람은 소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달을 가리키는데 음악전공자는 달을 보려고 하는데 비해서 오디오장이는 손가락에 먼저 신경이 간다는 차이가 있는 거겠지요.
오디오를 비교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지만 음반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가르쳐주는 지도자가 주변에 있고 음반을 비교해 보는 것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어쩌면 오디오끼리 비교해 보는 게 시시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오디오로 시작한 사람은 끝까지 가더라도 대개 달보다는 손가락 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즐겨하는 것 같습니다. 오디오쟁이는 끝까지 가도 다양한 오디오가 있기에 도전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고, 음악 하던 사람은 사람 수만큼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그것도 즐기기 바쁜데 굳이 오디오까지 신경 쓸 시간이 있겠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세상은 참 복잡하고도 다양해서 제대로 알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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