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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고질라 [2016]

raker 2023. 4. 7. 20:47

2017/04/16

바다에서 열을 내뿜는 괴물이 지상으로 향하는 동안 일본 정부는 의미 없는 탁상공론 회의로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못했고, 총리는 (시민들에게 안심을 시키겠다며)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를 공표했고, 총리의 발표와는 달리 고질라가 육지로 상륙하고 피해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뒤늦게 자위대가 출동하게 되지만 자위대가 괴수에게 공격하려는 순간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게 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앞부분은 일본이 겪었던 일(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을 풍자해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괴수물에 블랙 코미디를 섞다니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영향을 받은 건가요?) 그나마 일본 정부가 잘한 일이 있다면 실력은 뛰어나지만 조직문화에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무시당해서 중요한 일에 기용이 되지 않고 있던 아웃사이더 인력을 차출해서 조사팀을 꾸려 괴수의 정체를 밝히게 하는 것이 되겠네요.

다시 돌아온 고질라는 계속 진화해서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요. 이제는 자위대가 가진 어떤 공격 무기로도 제압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자 미군이 도와주러 왔지만 역시 흉한 꼴을 당합니다. 이 부분의 시각적인 효과는 정말 엄청난데요. 에반게리온 2.22 破의 마지막 부분이 연상됩니다.

 

제압을 할 수 없는 절대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는 고질라는 이제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게 되는 존재로 인식이 되었고, 세계 기구는 일본에서 봉쇄하라는 압박이 들어옵니다. 핵무기를 써서 제거하라는 것인데, 주민 대피를 위해 허용된 시간은 2주일 뿐입니다. 조사팀은 일본에서 세 번째 핵폭발이 나는 것을 막아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써보기로 합니다... (후략)

괴수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얘기를 잘 다뤄낸 괴수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콩: 스컬 아일랜드'의 단순 무식하고 평면적인 전개와 대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고질라의 정통성에서는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런 시도가 더 마음에 듭니다. 블루레이가 정식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는 정부가 나서지 않아 피해자 가족이 들고뛰고 쏴야 했지만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해야 할 일은 하기는커녕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통제만 하려고 하면서 주권은 가볍게 포기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고, 공무원도 탐욕스럽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29번째로 영화화되었다고 하는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신 고질라'에서는 정규 조직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정부가 인선한 전문가 조직이 나서서 팀워크로 어려운 문제를 돌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