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나의 사랑 나의 신부 [2014]

raker 2023. 4. 5. 19:12

2015/04/07
1990년 박중훈과 최진실 주연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24년 만에 리메이크했습니다. 조정석과 신민아가 주연입니다.
사반세기가 지나다 보니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에피소드는 아예 제거했고 가부장적인 면이 엿보이던 남편의 위상을 조정해서 부부가 동등한 위상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포커스는 시대를 막론하고 남녀 사이에 다르게 느끼는 부분 쪽에 맞춰졌다는 느낌입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스토리는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죄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것들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상에서 다뤄지는 남편과 아내 사이의 감정선 측면에서 보면 좋은 관계에서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부분에서 허점이 보이다가 꼬이기 시작하고 갈등이 급격하게 팽창되기까지 다뤄지고 그러다가 서로가 각성을 하게 되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집들이 부분이 조금 피곤한 것을 제외하고는 영화를 보는 동안 딴생각할 일 없이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주연배우 사이에 케미스트리가 좋았고, 다른 출연진, 감독, 편집 등도 딱 맞아서 오버하지 않고 튀지 않고 유쾌하고 담백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상에서 다뤄지는 정서가 딱 꼬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약간은 예스러운 듯하고 소박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구수한 것 같았습니다. 원작 영화가 MBC 드라마 '아들과 딸'(1992), '사랑이 뭐길래'(1991) 보다 앞서 나왔고 가부장적인 정서가 저변에 깔려있던 시절에 여자의 입장을 많이 드러냈던 영화였던 걸 감안하면 새로운 시대상을 담은 트렌디하고 문화적 파급력이 쎈 영화였던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2014년 리메이크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여자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전혀 파격이 될 수 없는 시대이고 그래서 리메이크를 해도 원작 당시의 파워풀한 힘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폭이란 것도 소소하고 어쩌면 귀여울 수도 있는 수준일 뿐입니다.

하지만 문화적인 파워가 약한 리메이크의 흠을 연기의 호흡으로 승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정석의 연기는 맛깔스럽고 신민아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새댁으로 보였습니다. 거의 기대하지 않았던 신민아의 연기력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 OTT 콘텐츠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0) 2023.04.05
패션왕 [2014]  (0) 2023.04.05
언프리티 랩스타 [2015]  (0) 2023.04.05
변호인 [2013]  (0) 2023.04.05
론 서바이버 [2013]  (0) 2023.04.05